[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골드만 삭스가 달러화 바닥을 선언했다.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희석되면서 달러화가 반전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진단은 앞서 골드만 삭스가 엔화와 유로화 약세를 점쳤다가 보기 좋게 ‘백기’를 든 이후 내놓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골드만 삭스는 10일(현지시각) 달러화 약세가 종료를 맞았고, 앞으로 2년간 15%에 이르는 상승을 기록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지난주 달러화가 1년래 최저치에서 약 1% 뛰었고, 4월 고용 지표 부진에도 저항력을 보이는 데서 이 같은 계산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고용 지표 악화와 이에 따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기대 저하에도 달러화가 상승 탄력을 유지하는 것은 미국 경제 성장과 향후 긴축에 대한 금융시장의 낙관이 깔린 결과라고 골드만 삭스는 강조했다.
소시에테 제네랄과 브라운 브러더스 해리만 등 투자은행(IB)들이 달러화에 대해 여전히 약세 전망을 유지하는 가운데 나온 전망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로빌 브룩스 골드만 삭스 외환 전략 헤드는 이날 블룸버그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4월 고용 지표 발표 후 달러화 반응이 향후 강세 흐름을 예고하는 것”이라며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진행되면서 달러화는 장기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주 달러화는 6개월래 최대폭으로 상승, 연초 이후 낙폭을 4.1%로 축소했다. 지난달 3주 연속 하락해 2014년 7월 20% 랠리가 개시된 이후 최장기 하락을 기록한 뒤 나타난 반전이다.
이번 골드만 삭스의 주장은 금융시장이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평가절하하고 있다는 투자가들의 의견과 맥을 같이 한다.
전날 빌 그로스 야누스 캐피탈 펀드매니저와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 자문관이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해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국채 선물시장이 내달 긴축 가능성을 불과 10%로 점치고 있어 예상 밖의 금리인상이 단행될 경우 파장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달러화가 상승 탄력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지난 3개월 사이 약달러를 빌미로 랠리했던 위험자산이 하락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엔화는 전날에 이어 내림세를 지속, 달러화에 대해 2주간 최저치로 밀렸다. 장중 달러/엔은 109엔 선을 뛰어 넘었다. 2주 전 일본은행(BOJ)의 통화 정책 동결 후 105.55엔 선까지 떨어졌던 환율이 가파르게 오른 셈이다.
투자자들 사이에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진정된 데다 일본 금융당국의 환시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엔화 반전에 무게를 실었다.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은 환율 변동성이 경제 펀더멘털을 해칠 정도로 상승할 경우 개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월드 퍼스트의 제러미 쿡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실제 개입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하지만 엔화 강세의 추세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