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예슬 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일제히 옥시 제품이 철수되는 등 파장이 일파만파로 퍼지는 가운데 옥시뿐 아니라 경쟁사 제품조차도 다소 판매가 주춤해진 모양새다.
반면 화학제품의 ‘대체제’로 알려진 베이킹파우더나 천연재료 제품의 경우 매출이 오른 것으로 나타나 옥시 파동이 소비성향 전반으로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에 진열된 옥시 제품.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옥시 제품을 철수한 쿠팡의 경우 이날 기준 앞뒤로 5일(4월 30일~5월 4일, 5월 5일~5월 9일)간의 경쟁사 제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제품 매출이 일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옥시 세탁세제 ‘옥시크린’의 대체품목인 LG생활건강의 ‘테크’는 이 기간 동안 매출이 17.05% 줄었다. CJ라이온의 ‘비트’도 16.50% 감소했다. 옥시와 함께 가습기 살균제의 유통사로 지목되고 있는 애경의 ‘스파크’도 이 기간 동안 9.16% 매출이 줄었다.
‘옥시싹싹’의 대체품인 유한양행의 ‘유한락스’도 22.34% 매출이 감소했고, LG생활건강의 ‘홈스타’도 18.05% 줄었다.
대체품목 리스트가 온라인상으로 돌아다니고 있어 관련 제품의 매출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른 양상이었다.
특히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가 비단 옥시 제품뿐이 아닌 애경(SK케미칼 제조)이나 대형마트 PB상품 등 업계 전반에서 광범위하게 일어난 만큼 특정 브랜드만의 문제가 아닌 ‘화학성분 제품’ 자체에 대한 거부감으로 확산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실제로 옥시 사태 이후 소비자들의 관심은 천연재료 제품으로 옮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에 따르면 같은 기간 동안 옥시의 ‘물먹는 하마’ 대체상품인 천연성분 제습제 ‘에코드라이’ 매출이 29.03% 올랐다.
마찬가지로 지난 4일 옥시 제품을 철수한 티몬에 따르면 옥시 사태 전후 2주(3월 25일~4월 10일, 4월 25일~5월 10일)간의 친환경 생활용품 매출증감률이 상당 부분 올랐다.
이 기간 동안 천연 제습제로 알려진 베이킹소다는 매출이 26% 늘었으며 천연성분 주방세제인 ‘에티튜드’는 30%, 이탈리아 유기농 세탁세제·주방세제인 알마카비오는 매출이 85%나 급증했다. 국내 유기농 세제인 에코버블 제품도 41% 매출이 늘었다.
옥시의 대체상품을 제조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가습기제거제의 여파로 대체상품들이 특별히 이익을 보는 것은 없다”며 “아직 사태가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좀 더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박예슬 기자 (ruth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