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가 뉴욕증시에 대한 하락 베팅을 두 배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금 연계 상장지수펀드(ETF) 및 관련 종목을 대량 매입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소로스는 2008년 미국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이 재연될 것이라고 거듭 경고한 바 있어 최근 움직임이 주목된다.
조지 소로스 <자료=블룸버그통신> |
17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소로스가 이끄는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SFM)는 지난 1분기 S&P500 지수 관련 ETF인 SPDR S&P500 ETF 연계 풋옵션 보유량을 210만주로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 말 100만주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소로스는 뉴욕증시의 하락 가능성이 지난해 말에 비해 높아진 것으로 판단했다는 얘기다.
골드만 삭스와 씨티그룹을 포함한 월가 주요 투자은행(IB)이 최근 주가 하락 가능성을 잇달아 제시한 가운데 드러난 것이어서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자극하고 있다.
S&P500 지수 하락 베팅을 늘린 소로스 펀드는 특히 IT 종목의 보유 규모를 대폭 축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의 지분을 지난해 4분기 6만5570주에서 올해 1분기 6637주로 줄였고, 페이스북 지분 역시 같은 기간 81만6761주에서 44만2969주로 대폭 축소했다.
이 밖에 알리바바의 주가 상승 베팅을 청산했고, 애플 지분을 3100주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동시에 소로스는 금 투자를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나 금융시장은 물론이고 실물경기 전반에 대한 그의 시각을 짐작하게 했다.
소로스 펀드는 지난 1분기 금광 업체인 바릭 골드 주식을 1940만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금 연계 ETF인 SPDR 골드 트러스트를 110만주 사들였고, 세계 최대 금속 스트리밍 업체인 실버 위튼 역시 100만주 투자했다.
지난 2월 중순 이후 국제 유가가 50% 뛰었지만 소로스 펀드는 관련 종목을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커 휴스와 펜 버지니아, 킨더 모간, 다우 케미칼 등 일부 에너지 종목을 전량 매각, 유가 향방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지난해 말 석유가스 관련 ETF의 콜옵션을 190만주 보유했던 소로스 펀드는 1분기 이를 전량 청산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소로스 펀드의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60억5000만달러에서 1분기 말 45억3000만달러로 위축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