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태희 기자] 정부가 의약품 허가 관련 규제를 풀자 감염병 백신과 치매 관련 치료제를 연구 중인 바이오·제약사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독감을 포함한 감염병 관련 백신을 연구하는 녹십자와 치매 치료제 임상 중인 메디포스트가 주목을 받고 있다.
18일 바이오·제약업계에 따르면 이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규제 완화 방안이 기업은 물론이고 환자 모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의약품 허가 단축으로 개발부터 시판까지의 기간을 줄일 수 있어서다. 특히 투자비를 과거보다 빨리 회수할 수 있기 때문에 선순환 과정을 만들 수 있다는 기대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수년간 투자한 연구개발(R&D)비를 빨리 회수해 다른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며 "허가 단축으로 이 시기를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환자 편익 향상과 보건 안보 강화를 위한 규제 개혁은 환영할 일"이라며 "예측하기 힘든 신종 감염병의 경우 관련 기초 연구가 지속적으로 선행돼야 효과적이고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이날 대통령 주재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의약품 시장 진입 문턱을 낮춰주는 내용을 담은 규제 개혁안을 내놨다. 신종 감염병 백신 또는 치료제는 동물로부터 효과를 확인한 의약품에 한해 임상 전에 허가를 내주기로 한 것. 또 알츠하이머(치매)나 뇌경색 등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의 치료제에 대해선 임상 2상 시험 자료로 허가를 내주는 '조건부 허가제'를 적용키로 했다. 이렇게 하면 의약품의 시장 진입 기간이 최대 3년 단축된다.
메디포스트 줄기세포 가공연구실 / <사진=메디포스트> |
이번 정부 방안으로 녹십자와 메디포스트 등이 혜택을 볼 전망이다. 녹십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독감 백신을 개발한 백신 관련 강자다. 조류인플루엔자 백신을 국내 기술로 개발해 허가를 받을 정도로 백신 개발에 꾸준히 투자 중이다.
조건부 허가제 확대는 메디포스트에게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메디포스트는 치매 치료제 '뉴로스템'을 개발해 임상 중이다. 지난 2011년 임상 1상을 마쳤지만 중간에 제형을 바꿔 다시 임상 1단계(임상 1상과 임상 2상 전기 동시 진행)부터 과정을 밟는 중이다.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는 "업계에서 임상시험 중인 많은 의약품이 이번에 확대된 조건부 허가 범위에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규제 개혁은 연구 기업과 환자 모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어 "메디포스트도 현재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등 다양한 줄기세포 치료제 연구에 더욱 사명감을 갖고 매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