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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좀 다물어’ 美 연준 자성의 목소리

기사등록 : 2016-05-20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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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발언 '소방 호스' 방불..시장 변동성 부추겨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금리인상 여부를 둘러싼 정책자들의 무분별한 발언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 연방준비제도(Fed) 내부에서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구난방 식의 의견을 떠들어댈 것이 아니라 시장에 정제되고 명료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둔 ‘입 단속’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연준 통화정책 회의 현장 <출처=신화/뉴시스>

6월 금리인상과 관련해 연일 정책자들의 발언이 쏟아지는 가운데 나온 의견이어서 주목된다. ‘닥터 둠’으로 불리는 비관론자 마크 파버가 연준이 주식시장에 휘둘리고 있다며 쓴 소리를 한 가운데 연준 내부에서 이를 인정하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 셈이다.

19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은 18일자로 발간된 보고서를 통해 ‘소방 호스’를 방불케 하는 연준 정책자들의 공식 발언이 가뜩이나 정보 과부하에 걸린 금융시장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식부터 채권, 외환시장까지 연준의 ‘입’에 출렁이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요구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말 수를 줄이는 한편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명료하고 응집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제시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는 얘기다.

금융시장의 급변동은 수 차례에 걸쳐 연준의 금리인상 발목을 잡은 요인이다. 통화정책 성명서와 재닛 옐런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국내외 금융시장의 혼란이 긴축의 걸림돌이라는 사실이 수 차례 언급됐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통신>

이번 댈러스 연준은행의 보고서는 정책 기조에 훼방을 놓는 시장 변동성을 실상 정책자들이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한 셈이다.

실제로 이날 하루에만 재프리 래커 리치몬드 연준은행 총재와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준은행 총재가 6월 금리인상을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았고, 앞서도 하루 두 세 명의 정책자들이 목소리를 냈다.

댈러스 연준은행은 보고서에서 정책자들의 지나치게 빈번한 발언이 민간 부문을 압도하는 리스크를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은행에 비해 경제 지표를 예의주시하지 않는 민간 투자자들이 발언을 오해할 여지가 높고, 이로 인해 정책자들의 의도와 다른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는 얘기다.

통화정책 방향뿐 아니라 경제 지표에 대한 평가와 관련해서도 말을 아끼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일례로, 성장률이나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이거나 중앙은행의 목표치에 부합할 경우 정책자들이 굳이 이에 대해 목소리를 높일 필요가 없다는 것.

한편 이날 마크 파버는 CNBC와 인터뷰에서 “연준이 경제 지표 향방을 근간으로 6월 긴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실상 금융시장 반응에 발목을 붙잡혔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달 통화정책 회의 이전에 주가가 10% 가량 떨어지거나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오를 경우 연준은 금리인상 계획을 접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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