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 투자자들의 공포감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투자 심리를 반영하는 지표부터 투기거래자들의 포지션, 그리고 펀드 유동성 흐름까지 바짝 긴장한 시장의 표정이 역력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내달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보다 깊고 광범위하게 확산된 것으로 해석된다.
뉴욕증권거래소의 한 트레이더 <출처=블룸버그통신> |
20일(현지시각) 골드만 삭스에 따르면 헤지펀드의 주식 순매수 포지션이 최근 44%까지 하락해 4년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지난해 초 5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가파르게 떨어진 셈이다.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가 제시한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한 주 사이 주식펀드에서 28억달러의 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연초 이후 뮤추얼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주식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1000억달러에 달했다.
미국개인투자자협회의 조사에서는 투자자들의 낙관론이 19.3%를 기록해 지난 2월 중순 이후 최저치로 밀린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자 낙관론이 20% 아래로 떨어진 것은 1990년 이후 9차례에 불과했다.
긴축 우려가 투매로 이어지지 않고 있지만 실상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진 정황을 보여주는 데이터도 나왔다.
씨티그룹이 집계하는 패닉/유포리아 모델은 마이너스 0.37을 가리키고 있다. 수치가 마이너스 0.17 아래로 떨어지면 시장 패닉을 의미한다.
최근 JP모간은 보고서를 통해 미국 S&P500 지수가 2000선 내외에서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 한편 주가 변동성이 한층 고조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월가 개미와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 대표적인 인기 종목으로 꼽히는 애플이 하락 압박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전반적인 시장 심리를 보여주는 단면으로 해석된다.
경제 펀더멘털과 기업 이익, 여기에 정책 변수까지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할 만한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마이클 콘 애틀란티스 애셋 매니지먼트 수석 투자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불확실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공포가 크게 고조됐다”며 “증시 안팎의 상황이 예상밖으로 급변했다기 보다 심리적인 측면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