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초저금리 시대 고수익률에 대한 갈증은 국부펀드도 예외가 아니다. 이들 펀드가 일반적인 채권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면서 특수 채권과 관련 펀드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항공기 제작부터 인프라 건설, 법적 소송 등 다방면의 사모 채권과 중소기업의 부실 자산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채권펀드까지 사모펀드 자금 유입이 활발하다.
달러화<사진=블룸버그> |
24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프레킨에 따르면 사모 채권 업계의 자산 규모가 지난해 6월 말 기준 5230억달러로 불어났다.
과거 지극히 작은 틈새시장이었던 사모 채권은 지난 2014년 4830억달러로 몸집을 불린 뒤 가파른 외형 성장을 연출하고 있다.
운용 자산 6조5000억달러 규모의 주요국 국부펀드가 공격적인 베팅에 나선 것이 관련 채권 시장이 확대된 주요인으로 꼽힌다.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국부펀드는 투자 리스크가 지나치게 높다는 판단에 따라 접근을 꺼렸던 채권에 뭉칫돈을 투입하고 있다.
프레킨의 조사 대상에 포함되는 국부펀드 가운에 특수 사모 채권에 투자한 펀드가 최근 35%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말 11%에서 수직 상승한 수치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재정난에 처한 석유 수출국 정부가 예산부족액을 외환보유액으로 채우는 실정이고, 국부펀드에 수익률 제고 압박을 가하면서 자금운용에 현격한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사모 채권이 창출한 수익률이 지난해 9월 말 기준 1년간 평균 5.76%에 달했다.
유럽과 일본의 국채 가운데 마이너스 수익률에 거래되는 물량이 7조달러에 이른 상황을 감안할 때 매력적인 수치라는 데 이견의 여지가 없다.
산제이 파텔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대체투자 헤드는 CNBC와 인터뷰에서 “선진국 국채와 우량 회사채를 포함한 일반 채권의 수익률은 지극히 저조한 수준”이라며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기회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채권에 자금이 몰리는 이유다. 크리에이트 리서치에 따르면 부실 채권의 수익률이 14~16%에 달했고, 주식과 선순위 채권의 형태를 동시에 갖춘 메자닌 채권 역시 8~10%의 수익률을 창출했다.
사모 채권에 투자한 국부펀드 가운데 부실 채권을 매입한 업체는 69%에 이르고, 직접 대출을 집행한 업체도 54%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관련 상품을 개발하는 머니매니저들은 쏠쏠한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지난 4월 사모 채권 펀드를 출시한 KKR은 33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모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포트레스가 지난해 출시한 부실 채권 펀드에도 50억달러의 뭉칫돈이 밀려들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