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은행권의 지난 1분기 이익이 2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에너지 섹터의 부실 여신이 급증한 데 따라 충당금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저금리에 따른 수익성 여건 악화와 트레이딩 부문의 수익성 저하 역시 은행권의 숨통을 조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로 인해 월가의 주요 투자은행(IB)들이 감원을 지속하고 있지만 몸집 줄이기가 종료 시점을 맞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맨해튼 금융권 <출처=블룸버그통신> |
1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은행권 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1분기 이익은 총 391억달러로, 감소 추이를 보인 것은 2년만에 처음이다.
2014년 여름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던 유가가 30달러 선까지 폭락한 뒤 최근 50달러 내외로 뛰었지만 에너지 업계의 수익성 악화와 이에 따른 채무 원리금 상환의 난항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의 90일 이상 연체된 대출 및 신용 총액이 65.1% 급증한 93억달러로 나타났다. 연체가 늘어난 것은 6년만에 처음이다.
유가 반등에도 상황이 날로 악화되자 1분기 은행권의 에너지 관련 충당금이 전년 동기에 비해 50% 급증했다.
제임스 체센 미국 은행가협회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유가 하락과 경기 둔화에 따른 충격이 은행권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하지만 석유가스 업계의 은행권 노출액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다른 산업과 가계 여신이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너지 섹터의 여신은 대형 은행에 집중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관련 은행의 이익 감소에도 지역은행은 매출액과 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상당폭 늘어나며 커다란 대조를 이뤘다.
한편 이날 JP모간의 기업금융 및 투자은행 부문 대표인 다니엘 핀토는 뉴욕에서 열린 도이체뱅크 글로벌 파이낸셜 서비스 컨퍼런스에 참석, 월가의 외형 축소 사이클이 종료 시점을 맞이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채권과 외환, 상품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한 인력 감축과 구조조정이 머지 않아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월가는 최근까지 감원뿐 아니라 보너스 감축과 임금 인상률 하락 등 다각도로 허리띠를 졸라 맸기 때문에 이 같은 발언에 시장 전문가들은 반색했다.
특히 기업공개(IPO) 시장의 회복이 IB 업계에 커다란 모멘텀을 제공할 것으로 핀토는 기대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