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승환 기자] 가상현실(VR) 콘텐츠 시장 진출을 선언한 중국의 종합 미디어 기업 상하이미디어그룹(SMG)이 첫번째 VR 콘텐츠로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표절 논란이 일고 있는 ‘극한도전(極限挑戰 우셴탸오잔)’을 선택했다고 중국 펑파이신문(澎湃新聞)이 1일 전했다.
중국 미디어 업계에 따르면 SMG 그룹은 지난달 31일 상하이 국제 컨벤션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룹 차원의 VR 콘텐츠 시장 진출 전략을 공개했다. SMG는 향후 산하의 방송국에서 방영 중인 인기 콘텐츠를 VR버전으로 제작,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SMG는 이를 위해 미국의 VR 스타트업 JAUNT와 1억달러를 출자해 VR 콘텐츠 서비스‘ JAUNT 차이나’를 공동 출범키로 했다고 밝혔다. SMG는 JAUNT차이나를 통해 오는 2017년까지 1만분 이상의 고품질 VR 콘텐츠를 서비스할 예정이다.
신문에 따르면 SMG는 이미 산하의 방송국 드래곤TV(둥팡웨이스, 東方衛視)에서 방영중인 ‘극한도전’과 ‘국민미소녀’ VR 버전 제작에 착수한 상태다. 특히 극한도전의 경우 이미 복수의 중국 동영상 플랫폼 업체들과 판권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인 극한도전은 MBC의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판권을 무단 도용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중국 드래곤TV 극한도전 <사진=바이두(百度)> |
최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와 손을 잡은 SMG는 중국 미디어 업계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콘텐츠 개발을 위해 2억위안의 기금을 조성하고 있으며, 중국 내 최대 규모의 예능 및 TV 프로그램 제작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SMG의 VR 시장 진출에 대해 중국 미디어 업계의 한 전문가는 “VR 산업 열풍이 콘텐츠 분야까지 확산되면서 점점 더 많은 미디어 기업들이 VR 콘텐츠 제작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문에 따르면 SMG 외에도 태양의 후예 독점 서비스 업체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아이치이(愛奇藝), 중국 최대 동영상 플랫폼 유쿠투더우(優酷土豆), 후난웨이스(호남방송, 湖南衛視) 등이 VR 콘텐츠 시장 진출을 선언한 상태다.
아울러 중국 미디어 업계가 VR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면서 한류 콘텐츠의 몸값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기존의 TV 프로그램들이 VR 콘텐츠로 제작되는 과정에서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한류 예능 프로그램들이 선택을 받고 있는 것.
중국 후난웨이스는 최근 산하의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 망고TV를 통해 중국판 '나는 가수다 시즌4'의 VR 코너를 만들어 시범적으로 VR을 통해 현장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이로써 나는 가수다는 중국 내 가장 먼저 VR로 제작된 예능 프로그램으로 기록됐다.
중국의 시장조사업체인 아이리서치(iResearch)에 따르면 2020년 중국 VR 기기 출하량은 920만대에 이르며 사용자 규모는 250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시장규모도 향후 5년 36배 성장하며 최대 550억위안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