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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강필성 기자] CJ올리브네트웍스의 신의 한 수가 통했다. 합병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말 CJ시스템즈가 CJ올리브영을 흡수합병하며 재탄생한 이 회사는 고질적인 고민이었던 내부거래 비중을 크게 낮췄다. CJ그룹의 3세 경영체제를 위한 CJ올리브네트웍스의 중요도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2일 CJ그룹 등에 따르면 지난해 CJ올리브네트웍스의 CJ그룹 계열사에 대한 매출 비율은 26.5%로 전년 70.1%보다 43.6%P 줄었다. 앞선 2013년에는 CJ올리브네트웍스(당시 CJ시스템즈)의 내부거래 비율이 83.2%에 달했다.
약 3년만에 20%대로 내부거래 비율이 하락한 셈. 이 과정에는 CJ시스템즈와 올리브영의 합병전략이 있었다.
사실 옛 CJ시스템즈는 CJ그룹의 물량으로 성장하는 전형적인 IT계열사였다. 특히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분 31.88%를 보유한 탓에 이 내부거래를 통한 성장은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계열사의 일감을 몰아주며 총수일가가 수익을 올린다는 평 때문이다. 특히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통해 총수의 지분이 20%(상장사 30%) 이상인 기업의 내부거래 비중에 대한 규제가 진행됐다는 점도 CJ시스템즈에게는 큰 부담이 됐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의 선택은 합병전략이었다. 지난 2014년 CJ시스템즈가 CJ올리브영을 흡수합병하면서 내부거래 매출을 희석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 내부거래 규모만 본다면 지난해 CJ올리브네트웍스의 CJ 계열사 매출은 2798억원으로 전년 2422억원보다 15.5% 증가했다. 이는 내부거래 자체는 늘어났지만 CJ올리브영의 매출 효과로 오히려 내부거래 비중이 하락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CJ올리브영의 지난해 매출은 1조558억원으로 전년 대비 205.7%가 늘었다. 이중 매출 중 유통(CJ올리브영)부문은 70%, IT(CJ시스템즈)부문은 30%를 차지한다.
더불어 총수일가의 지분이 합병비율에 따라 22.66%로 희석됐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소득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에 대한 오너일가 지분은 공정위의 규제 지분인 30%를 하회함에 따라 내부거래 규제 대상을 벗어나게 됐다.
이 회장은 이 과정에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과장과 장녀인 이경후 CJ오쇼핑 과장, 조카인 소혜씨와 호준씨에게 지분을 전량 증여했다. 현재 CJ올리브네트웍스는 지주회사 CJ가 지분 76.07%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 있다. 이어 이선호 과장과 이경후 과장이 각각 15.84%, 4.54%를, 소혜·호준씨가 각각 1.14%를 보유 중이다.
업계에서는 CJ올리브네트웍스가 향후 CJ의 3세 경영체제에 중요한 징검다리가 될 것으로 예상 중이다. 이선호 과장은 지주사 CJ의 지분을 일체 보유하지 않아 향후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막대한 자금을 동원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CJ올리브네트웍스는 안정적인 성장을 통해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IT계열사와 급격하게 성장하는 유통 계열사가 만났다는 점에서 향후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