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인영 기자] 삼성중공업의 자구계획안에 유상증자 방안이 포함되면서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참여 여부가 주목된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전경 <사진=삼성중공업> |
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잠정 승인한 삼성중공업 자구안에는 '현재 진행중인 경영진단 결과와 향후 자금상황 등을 고려해 필요 시 유상증자를 검토할 수 있다'는 방안이 담겼다.
그러나 유상증자 실시 시기나 규모, 시행방안 등 구체적인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산업은행 등 채권은행은 회계법인 삼정KPMG에 의뢰해 진행 중인 경영진단 실사 결과가 나오는대로 이달 중 삼성중공업 자구안에 대한 최종 승인을 내릴 계획이다.
유증 방식은 조선업황상 일반공모 보다는 삼성중공업의 지분을 갖고 있는 계열사들이 참여하는 3자배정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의 지분은 최대주주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계열사들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어 유상증자를 실행에 옮기려면 각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야 한다.
지분구성은 삼성전자가 최대주주로 17.62%의 지분을 갖고 있고 삼성생명(3.38%), 삼성전기(2.39%), 삼성SDI(0.42%), 삼성물산(0.13%), 제일기획(0.13%) 등도 지분이 있다. 계열사 지분 합계는 24.09%에 달한다.
삼성그룹은 삼성중공업의 유상증자 참여를 부인하고 있다. 삼성그룹 측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않다. 삼성중공업은 삼성엔지니어링과 상황이 다르다. 알아서 잘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앞서 지난달 자구안 제출 당시 산업은행은 삼성중공업의 자구안에 삼성그룹 차원의 참여를 요구했으나 삼성은 중공업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이견차를 보이기도 했다.
증권가 등 관련업계도 유상증자 실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3.5조원)과 대우조선(약 5조원)에 비해 삼성중공업은 자구안(1.5조)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며 "유증은 타사의 강도높은 구조조정 방안을 의식할 때 삼성중공업에서도 구조조정 노력에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어필하는 일종의 성의 표시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유증은 삼성중공업이 생각하는 자구안 중 가장 마지막 단계로, 실현 가능성이 낮다"며 "삼성 계열사가 유증에 참여하더라도 큰 액수단위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증 외에 삼성중공업이 제출한 자구안에는 거제삼성호텔과 판교 연구개발(R&D) 센터 등 비업무용자산과 보유주식 매각, 인력감축 등의 내용이 담겼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