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 전민준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5조2000억원 규모 자구안을 확정한 가운데, 도크와 방산사업 등 주요 설비‧사업의 매각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8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조선업계에서는 최근 대우조선해양이 사업 연속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방산사업 및 도크매각을 결정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추가 자금 확보에 집중한 탓에 현실성이 떨어지는 내용을 담았다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방산부문을 매각하려면 하나의 사업부로 있는 특수선사업부를 물적 분할한 후 자회사로 전환해야 한다. 이후 기업공개(IPO)를 거쳐 지분을 파는 절차를 밟게 된다. 방산사업은 국가 기밀사업이기 때문에 방위사업청의 동의도 구해야 하는데, IPO를 하게 되면 군사기밀 유출 등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 관계자는 "이미 매각하기로 결정한 만큼 추진 속도를 높여야 한다"며 "정부와 긴밀하게 협의한 뒤 최대한 효율적으로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우조선해양의 방산사업 매각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하고 있다. 투자여력이 있는 방산업체들이 인수전에 뛰어들 확률이 높다는 것. 이와 관련 방산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과 LIG넥스원 등 경영진들 사이에서 최근 대우조선 방산사업에 대한 이야기가 부쩍 늘었다"며 "확정된 것은 없지만 관심 있어 보이는 건 사실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우조선해양의 도크매각 여부도 관심사다. 일각에서는 도크를 팔아치우면 선박을 건조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 관계자는 "급증하는 글로벌 발주량에 대응하기 위해 플로팅도크 숫자를 급격히 늘렸다"며 "장기적으로 수주전망이 밝지 않은 만큼 도크를 줄여도 무방하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이나 유럽 등 해외 조선사가 매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거제조선소에 플로팅 도크 4개, 드라이 도크 2개를 보유하고 있다. 플로팅도크는 해상에서 선박을 건조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바지선 형태의 대형 구조물이다. 드라이도크의 경우는 설비를 해체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지만 플로팅도크는 그 자체로 매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2020년까지 직영 인력을 20% 이상 감축하고, 국내외 자회사 14개를 단계적으로 매각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5.2조원 규모 자구안을 8일 확정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