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를 (이번에) 인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 것은 주말이었다"며 "Fed(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9일 오전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지연될 것이란 전망이 부각되면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시기나 여력을 벌었단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 5월 고용지표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당초 비농업부문 고용자수가 16만명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블룸버그)했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3만8000명에 그쳤다. 이는 2010년 9월 이후 최저치. 이에 Fed가 6월에 기준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 총재는 만장일치 인하를 예상했는가란 질문에 "금리가 인하된다면 만장일치로 인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만약 동결이라면 소수의견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금통위에서 충분한 시그널이 없지 않았는가란 질문에 대해서 그는 "인하 시그널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인하 시그널이 있었는가란 물음에는 "이번에는 추가인하에 대한 시그널은 안 줬다"면서도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는 아무도 모른다"고 답변했다.
세간의 예상보다 일찍 금리를 인하한 것에 대해선 "내릴 거면 이번에 내리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며 "6월이냐 7월이냐를 두고 고민했는데 다음 달로 미뤄지면 또 다른 얘기들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 총재는 마지막으로 "'폴리시믹스(Policy Mix : 통화 완화와 재정 확대의 조합)'란 말은 자제했으면 좋겠다"며 "'폴리시믹스'라고 하면 정부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하나의 묶음으로 이해되는데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함께 가야한다는 (나의) 말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회의 시작을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