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0%에서 1.25%로 인하하면서 보험사들의 고민이 한층 더 깊어졌다. 금리 인하로 자산운용 이익률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새로운 국제회계기준 도입시엔 부채 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기 떄문이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보험사들의 자산운용 이익률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생명보험업계의 자산운용 이익률은 지난 2013년 4.6%였으나 꾸준히 하락해 지난해 말 기준 4.0%까지 내려갔다. 손해보험업계도 같은 기간 4.0%에서 3.8%로 하락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 되면서 투자환경이 점차 악화됐던 것이 이유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이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년 만에 0.25%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하면서 보험사들의 투자 환경이 더욱 나빠졌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직접적으로 보험사들의 자산운용 이익률이 타격을 입는다"며 "주로 보험사들은 채권에 투자를 하기 때문에 금리인하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1990년대에 7%이상의 금리확정형 상품을 많이 팔아온 대형 생명보험사들의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하다. 저금리로 자산운용 이익률은 줄어드는데, 과거에 약속한 예정이율은 높은 금리임에 따라 이차역마진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 전체 생명보험사의 금리확정형 보험상품 적립금은 200조원 가량이다.
한 대형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대형 생보 3사의 경우 전체 보험금 적립금 중 금리 확정형 상품 적립금의 비중이 45%가량 된다"며 "지금도 이 때문에 월 200억원 가량의 역마진이 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보험사들이 최근에는 채권 투자보다 해외투자나 대체투자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다른 대안이 없다"고 언급했다.
또 이처럼 기준금리 인하 추세가 계속되면 부채를 시가평가 하는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시 보험사들의 부채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것도 우려로 존재한다.
조재린 보험연구원 박사는 "보험부채 할인율은 장기적인 추세를 예측해 책정되기 때문에 이번 금리 인하가 당장 할인율에 반영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금리가 지속적으로 인하되는 추세를 보인다면 향후 금리 수준을 낮게 예측해 할인율이 낮아지고, 이에 따라 부채 규모가 크게 보일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