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고은 기자] 최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지지하는 의견이 우세한 여론조사 결과가 잇달아 나오면서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증폭되는 가운데, 미국과 아시아 시장에는 그 충격이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13일 자 CNBC뉴스는 브렉시트가 단기적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지만, 올해 전체적으로 미국 증시에 중대한 영향은 주지 못할 것이라는 두 명의 시장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전했다.
록랜드 트러스트의 매트 로디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브렉시트는) 잠시간의 소란을 일으킬 것이고, 아마도 파운드화와 시장의 불안감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브렉시트는 상당히 좋은 기회"라고 주장했다.
아틀란틱 트러스트의 데이브 도나베디안 수석 투자전략가는 현재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두고 보이는 시장 변동성이 투표 당일인 오는 23일까지 지속될 것이나, 실제로 '탈퇴' 결정이 난 이후에는 짧게만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데이브 전략가는 다만 브렉시트는 미국 주식 시장의 퍼포먼스를 결정짓는 주요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신 기업실적이 증시 향방을 결정짓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IT와 헬스케어 같은 비경기순환 업종(noncycling sector)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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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로 교역 연결고리 미약... 대외적자국은 불안
브렉시트 결과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이 아시아 시장에서 자금을 회수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아시아 증시는 3거래일 연속 크게 꺾였다. 이날까지 3일 간 낙폭은 지난 2월 이래 가장 컸다.
같은 날 월가 유력 금융지 배런스는 영국과 아시아의 경제 연결고리가 두텁지 않기 때문에, 브렉시트가 아시아 시장에 미치는 여파가 투자자들의 우려만큼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보도에 의하면 아시아 지역 전체를 걸쳐 영국에 수출하는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0.7%에 불과하며, 몇몇 국가만 조금 눈에 띄는 정도다. 재화 수출 기준으로 캄보디아가 영국에 수출하는 규모는 GDP의 6%이며, 베트남 3%, 홍콩 2% 수준 정도다. 영국에 대한 서비스 수출은 홍콩이 GDP의 2.3%, 싱가포르가 2.8%다.
이처럼 아시아와 영국 간의 경제 관계는 제한적이나, 더 큰 우려는 금융시장에 있다. 투자자 불안감이 브렉시트 이후 급격히 악화되면서 보다 위험한 시장, 즉 아시아 신흥시장에서 자금이 회수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는 현재 아시아 증시를 내리누르고 있는 주된 원인이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대외채무 규모가 큰 국가들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된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가 그런 케이스에 속한다. 두 국가는 현재 경상수지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이날 인도네시아 통화 루피와 말레이시아 통화 링깃은 달러화에 대해 각각 0.3%, 0.5% 후퇴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아시아 지역은 브렉시트 여파에서 상당히 안전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라고 배런스는 전했다. 아시아 시장보다 인근 유럽 시장이 영국과의 경제적 유대관계가 훨씬 두텁기 때문에, 오히려 다른 시장에 비해 아시아 시장의 매도세가 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