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함지현 기자] "지금 국민 정서를 감안하면 롯데면세점이 재특허를 받을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강력한 경쟁자가 어려움을 겪게 된 만큼 다른 사업자들이 열심히 주판을 튕기고 있을 겁니다."
시내면세점 참여를 고심하고 있는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어나고 있는 롯데사태를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가 전방위적 검찰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시내면세점 특허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잠재적 참여자들이 술렁이고 있다.
당초 서울지역에 세 자리 뿐이던 특허권에서 롯데면세점이 한자리를 획득할 것으로 점쳐져 왔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롯데의 재특허를 확신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주요업체들은 자사의 경쟁력에 롯데사태라는 변수까지 더해 유불리를 검토하고 있다.
신규 시내면세점을 오픈해 영업을 하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아직은 새로 오픈한 시내면세점이 자리를 잡는 데 집중하는 게 우선이긴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향후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도 "만약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재특허를 못 받을 경우를 대비해 그 고객들을 우리쪽으로 유치하기 위한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며 "이번 일이 롯데에게는 아픈일이지만 경쟁사들에겐 나쁘지 않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각 업체들이 자신들의 장점은 강조하는 동시에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카드로 타사와의 '합종연횡'을 고민했었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이런 움직임이 잦아들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다만 신규면세점 특허 신청 마감까지는 약 세달 이상이 남은데다 수사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각 업체들은 우선 상황을 지켜본 뒤 거취를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기존 특허권을 잃었던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를 제외하고는 현대백화점만 특허전 출전을 공식화한 상태다.
이와관련, 롯데면세점은 관세청이 이번 심사부터 세부항목에 대한 배점을 공개하기로 한 만큼 면세점 운영 능력만을 놓고 평가가 이뤄지면 특허권을 따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수사 결과가 가장 중요한데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만큼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며 "다만 경쟁력만을 놓고 평가한다면 특허를 따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오는 26일 월드타워점 영업을 종료한다. 하지만 이번 심사에서 특허권을 재탈환, 조속한 시일내에 영업을 재개하겠다는 방침이다. 롯데면세점은 이르면 올해 안에 다시 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루이비통과 샤넬, 에르메스 등 이른바 '3대 명품'을 비롯한 브랜드들은 신규특허 발표일까지 매장을 유지하도록 요청했다. 아직까지는 긍정적인 상황이라는게 롯데면세점측 설명이다.
매장은 기존 매장의 인테리어를 유지하면서 유휴공간이 동선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인력 이탈 방지에도 나선다. 우선 롯데면세점 인원은 전보나 유급휴직 등을 통해 유지하며, 휴직하는 인원에 대해서는 교육프로그램 등을 시행할 계획이다. 용역이나 브랜드 인력은 롯데면세점이 조정하기는 어렵지만, 최대한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현재 월드타워 임직원은 150명이며, 용역인원 150명, 입점브랜드 인원 1000명 등 총 1300명이 근무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