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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주고 분양권 산다"..강남 재건축, 단속에도 불법거래 성행

기사등록 : 2016-06-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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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릴라식 불법거래로 단속 효과 크지 않아

[편집자] 이 기사는 06월 20일 오후 2시30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최주은 기자] 강남 재건축 단지 새 아파트에서 분양권 불법 거래가 성행하고 있다.

제한 기간이 지나지 않아 전매할 수 없는 분양권을 거래하고, 자금출처조사를 피하기 위해 계좌 이체를 하지 않고 현금이 오가는등 불법 행위가 일어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최근 서울시, 강남구 등 지방차치단체와 합동점검반을 꾸려 분양권 불법전매 단속에 나섰다. 하지만 단속이 시작되면 숨었다가 잠잠해지면 다시 나서는 게릴라식 불법 거래가 많아 단속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남재건축 새아파트 분양권 거래 시장에서는 단속을 피해 불법으로 분양권을 거래하는 일이 확산되고 있다.

우선 전매제한 기간이 끝나지 않은 분양권이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민간택지에 지어져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 강남 재건축 분양권은 분양 계약 이후 6개월 이후 거래가 가능하다. 따라서 최근 분양했던 래미안블레스티지(개포주공2단지)와 루체하임(일원현대)은 각각 오는 11월과 내년 1월에 합법적으로 분양권 거래가 가능해진다.

하지만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수요가 몰리면서 이들 단지에서도 불법 분양권 거래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정부가 단속에 나서 견본주택 주변에 장사진을 쳤던 이동식 중개방(떴다방)은 자취를 감췄지만 불법 분양권 거래는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다는 게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최근 들어서는 불법거래 방식도 진화하고 있다. 거액 거래에서 흔히 사용되는 계좌이체 대신 현금과 수표로 거래를 하는 것이다. 이처럼 현금으로 거래를 하면 향후 양도소득세를 피하기 위해 실제 가격보다 낮은 거래 금액을 적는 '다운계약서'를 쓰더라도 적발이 어렵다.

정확한 거래 자금이 노출되지 않도록 현금을 찾을 때는 1900만원과 나머지를 수표로 찾는 방법도 쓰이고 있다. 금융정보분석원에 고액현금거래로 보고되는 금액은 2000만원부터다. 이렇게 되면 검찰 수사처럼 일일이 계좌추적을 하지 않는 한 분양권 불법거래를 적발할 수 없다.

실제로 대치동 한 중개업소에서는 이 같은 방법으로 최근 일주일 사이 16건의 분양권 거래를 성사시켰다고 설명했다. 주말을 포함하고도 하루에 두건 이상 분양권을 거래한 셈이다.

분양권 거래에서 불법이 횡행하는 이유는 부동산 투자상품 가운데 인기 아파트 분양권의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분양권은 계약금(분양가격의 10%)과 프리미엄만 있으면 거래할 수 있다. 분양가가 높은 강남 재건축의 경우라도 통상 1억~2억원 가량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투자를 할 수 있다.

또 분양권을 불법으로 거래할 때 전매자는 등기 이전을 하지 않는다. 때문에 세금 한푼 내지 않고도 수 천 만원대 시세 차익을 남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관계자는 “분양권 거래는 분양 직후에 해야 수익이 크다”며 “초피(초기 프리미엄)가 적게 형성됐을 때 거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때문에 부동산 시장을 아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든 분양권 전매를 하려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강남지역 분양권 불법거래가 극성을 피우자 국토교통부가 직접 단속 의지를 밝혔다. 국토부는 20일부터 '분양권 불법거래와 전쟁'을 선포하고 직접 단속에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강남재건축 단지와 유사한 상황이었던 위례신도시에서는 분양권 거래가 아예 자취를 감춘 상태다.

위례신도시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의 발표가 임박한 지난 주부터 사실상 업소 문을 닫고 거래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단속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긴 힘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해 분양권 전매를 허용한 만큼 이 정도의 부작용은 있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지금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재건축과 신규 분양시장”이라며 “주택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정부가 대대적인 단속에 나선다면 주택시장 열기 자체가 꺾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개업소 한 관계자도 “요즘 강남에서 분양권 거래를 빼놓고는 먹고살기 힘들다”며 “그나마 주택시장이 죽으면 중개업계 뿐만 아니라 해외수주가 어려워진 건설업계의 분양도 줄어 내수시장의 위기가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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