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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트럼프, 브렉시트에 '발등' 찍혔다

기사등록 : 2016-06-28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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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광고에도 이용.. 트럼프 캠프 기조 선회 예상

[뉴스핌=이고은 기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글로벌 신 고립주의를 주창했던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의 입지가 '브렉시트 역풍'을 맞아 축소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트럼프 후보가 입장을 기존 극우 보수주의에서 중도파 쪽으로 이동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브렉시트 투표 후 스코틀랜드에 있는 자신의 골프장을 찾아 연설하는 트럼프 <사진=CNN>

28일 자 CNN뉴스와 CNBC뉴스는 이날(미국 현지시간) 트럼프가 연설에서 영국의 EU 탈퇴 결정을 명확하게 언급하면서 "미국의 경제적 독립"을 선언할 예정이라면서, 현재의 추세로 봤을 때 이는 시장의 반응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자충수라고 지적했다.

최근 트럼프 캠프는 연이은 악재에 고전중이다. 전국단위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민주당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과의 격차가 두 자릿수로 벌어지며 고전하고 있고, 이에 따라 공화당 지도부 역시 트럼프를 계속 지지해야할지 고심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지난 20~23일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 결과 클린턴(51%)은 트럼프(39%)를 12%포인트 앞섰다.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은 지난 26일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자격을 갖췄다고 생각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답변을 피한 채 "미국인이 판단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 트럼프 '브렉시트 자충수' 타고 앞서가는 힐러리

여기에 브렉시트가 현재 이끌고 있는 시장 반응은 브렉시트를 지지해왔던 트럼프 진영에도 또다른 '악몽'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브렉시트 이후 파운드화는 1980년대 이후 최저로 폭락했고, 투표 직후 영국 내에서도 '정확한 내막을 모른채 투표했다'는 등의 반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초 브렉시트 진영의 승리는 트럼프에게도 호재로 여겨졌다. 자유무역에 반대하는 국수주의 및 신고립주의 여론의 강성함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트럼프 진영의 주장과 브렉시트 진영의 주장은 이러한 면에서 맥을 같이한다.

브렉시트 이후 시장 혼란은 많이 진정되어 가고 있지만, 대부분의 전망가들이 투표 이후 영국의 성장 전망치를 깎아 내렸다. 미국 역시 적어도 작게나마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트럼프가 그간 브렉시트가 영국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며, 미국 무역 정책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던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트럼프를 비판하는 클린턴의 선거 광고 "혼란스러운 세상에 혼란스러운 대통령은 필요없다" <자료=유튜브 광고 캡쳐>

클린턴 진영은 이미 브렉시트 안건으로 트럼프를 집요하게 공격하고 있다.

브렉시트 투표가 끝나고 시장이 대 혼란에 빠진 지난 26일 클린턴은 "미국은 혼란의 시기에 허풍떠는 언동을 일삼는 것이 진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또 미국 국민의 이익을 자신의 개인적인 사업욕심보다 우위에 둘 줄 아는 리더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지난 24일 트럼프는 영국 스코틀랜드에 위치한 자신의 '턴베리 골프장'을 찾아 "파운드 가치가 떨어지면 더 많은 사람이 턴베리로 여행을 올 것이다. 이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클린턴은 트럼프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트럼프가 한 말을 정확하게 인용하면서 "유럽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혼동해서는 안된다. 크렘린의 독재자, 스코틀랜드 골프코스에 있는 대통령 후보는 안 된다"고 말했다.

클린턴은 새로운 텔레비전 용 선거광고에도 트럼프의 브렉시트에 대한 반응을 이용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클린턴은 지난 26일 영국의 EU 탈퇴 결정에 대한 트럼프의 언급을 비판하는 전국단위 광고를 공개했다. 해당 광고는 이번주부터 미국에 방영된다.

한편, CNN뉴스는 트럼프가 결국 극단적인 입장을 좀더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는 다수의 공화당 지도부가 원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방송은 트럼프 캠프가 이미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무슬림 이민자 금지라는 도발적 태도보다는 테러 국가로부터의 이민 금지 쪽으로 강조점을 이동하는 방식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또 미국 내 불법이민자 추방이라는 강경한 어조도 누그러 뜨릴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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