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로 안전자산 엔화 가치가 두드러지게 상승한 가운데, 일본 내 주요 투자은행들이 엔화 값 전망을 일제히 상향했다.
29일 블룸버그통신은 오랫동안 엔화 약세를 점쳐온 일본 투자은행 노무라홀딩스가 브렉시트 충격 이후 엔화 강세 전망으로 돌아서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이케다 유노스케 노무라홀딩스 외환 부문 전략가는 "브렉시트는 시장에 분명히 부정적 충격을 줬다"며 연말 달러대비 엔화 값 전망치를 기존 122엔에서 104엔으로 완전히 방향 수정했다.
최근 1년간 달러/엔 환율 추이 <사진=블룸버그통신> |
이케다 전략가는 "브렉시트로 인해 유로·파운드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안전자산 엔화에 투자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행(BOJ)이 추가 부양책을 실시한다 해도 엔저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시장에선 이미 BOJ의 부양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BOJ가 아무런 조치를 내놓지 않을 경우 달러/엔은 다시 100엔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노무라홀딩스 외에 앞서 HSBC, 스탠다드차타드(SC), 씨티그룹 등도 브렉시트 이후 엔화 값 전망치를 20% 가량 상향 조정했다. HSBC는 연말 달러대비 엔화 값 전망치를 115엔에서 95엔으로 높였으며, 스탠다드차타드(SC)는 120엔에서 100엔으로 상향했다. 세계 최대 외환 거래 은행인 씨티그룹은 연말 엔화 값 전망치를 111엔에서 104엔으로 높였다. 이는 씨티가 향후 수개월간 달러/엔이 95~100엔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음을 뜻한다.
엔화는 중국 경기 우려와 브렉시트 등 대외 충격으로 올 들어 가치가 17% 상승했다. 전 세계 통화 중에서 브라질 헤알 다음으로 높은 성적이다.
연초 블룸버그통신이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달러대비 엔화 값은 120엔에서 125엔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으나 정반대 결과가 나온 것이다.
한편, 노무라는 브렉시트 결정 후 닛케이225지수의 연말 전망치를 종전 1만7500~2만엔에서 1만5250~1만7250엔으로 낮췄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