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영국의 EU 탈퇴 결정으로 인한 패닉장에 미국 S&P500 기업의 주가가 폭락을 연출한 사이 회사채는 상승 탄력을 받은 것으로 확인돼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부 회사채의 경우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미국 국채보다 뜨거운 수요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지난 24일과 27일 2거래일 사이 뉴욕증시의 낙폭은 이틀 기준으로 10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브렉시트 충격에 투매가 쏟아진 결과다.
영국 국민투표 결과에서 촉발된 주가 하락 쓰나미는 전세계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을 무려 3조달러 증발시켰다.
투자자들의 극심한 공포 속에 S&P500 기업의 회사채는 상승 탄력을 보여 시선을 모으고 있다. 주식을 팔아치운 투자자들이 해당 기업의 채권은 사들였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S&P500 투자등급 회사채 지수는 이달 들어 2.1% 올랐고, 연초 이후로는 7.2% 상승했다.
특히 금융 섹터의 주가와 회사채 사이에 엇박자가 두드러진다. 브렉시트로 인한 충격에 대한 우려로 S&P500 금융 섹터는 6월 5.2% 떨어졌고, 연초 이후 5.9% 내렸다. 반면 관련 회사채는 이달 1.4% 상승했고, 연초 이후 5%에 이르는 상승을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신용 상태가 우량한 채권의 품귀 현상이 이 같은 상황을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미국부터 독일, 일본까지 국채 수익률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떨어진 데 따라 투자자들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얘기다.
업계에 따르면 마이너스 수익률에 거래되는 채권 규모가 11조7000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브렉시트 충격에 이른바 ‘서브 제로’ 채권이 가파르게 늘어났다.
J.R. 리저 S&P 다우존스 지수 이사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국채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우량 채권에 대한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브렉시트 충격에 따른 주가 급락에도 회사채 가격이 오른 것은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일본 투자자들에게 유일하게 남은 선택의 여지는 미국 회사채라고 주장한 바 있다.
시트 인베스트먼트 어소시어츠의 브라이스 도티 채권 매니저는 “주요국 전반의 국채시장이 강하게 랠리했다”며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국채 비중을 줄이고 우량 회사채로 갈아타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