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 경제가 1929년 당시와 흡사한 경제 공황을 맞을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과도한 레버리지에 의존한 주식과 부동산 시장이 무너지면서 실물경기를 강타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와 별도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금융시스템이 이미 위태한 상황이었고, 브렉시트가 위기를 본격화하는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글로벌 주식시장이 3일 연속 강하게 상승, 23일 치러진 영국의 국민투표 결과에 따른 충격이 진정된 것으로 보이지만 금융시장과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고가 꼬리를 물고 있다.
위안화 <사진=블룸버그> |
30일(현지시각) 앤디 셰 전 모간 스태리 아시아 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의 붕괴를 경고했다.
그는 중국의 위기가 1990년대 후반 아시아 외환위기나 2007~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와는 근본적으로 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경기 침체가 1929년 대공황과 흡사한 강도로 전개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장기간에 걸친 신용 팽창과 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정책, 자산시장 하락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외면까지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뒷받침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중국 정부가 값싼 유동성 공급으로 투기 거래를 용인하고 있다”며 “위기에 대한 두려움에 유동성 펌프질을 지속하고 있지만 결국 중국은 위기를 모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레버리지에 기댄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힘을 다했고, 조정이 임박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모간 스탠리 재직 당시 스타 이코노미스트로 꼽혔던 셰는 지난 2007년 상하이 증시의 폭락 경고가 정확히 맞아떨어진 바 있어 이번 비관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9년 전 그의 예측대로 2007년 10월19일 6092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 상하이종합주가는 이후 12개월 사이 가파른 하락을 지속, 2000 아래로 곤두박질 쳤다.
조지 소로스 <사진=AP> |
한편 이날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2007~2008년과 같은 시스템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소로스는 유럽의회에서 “금융위기 조짐이 지금까지 ‘슬로 모션’으로 진행됐으나 브렉시트가 이를 가속화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유럽 지역의 금융시스템이 휘청거릴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부채위기의 충격에서 온전하게 회복되지 못한 상황에 영국의 EU 탈퇴에 따라 커다란 난관을 맞게 됐다는 얘기다.
유로존 경제는 고강도 긴축으로 인해 미국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회복을 나타냈고, 이제 눈 앞에 닥친 경기 하강을 감내해야 할 상황이라고 소로스는 주장했다.
1992년 파운드화 하락 베팅으로 10억달러의 수익을 창출한 동시에 영란은행(BOE)의 백기를 받아냈던 소로스는 이번 브렉시트 국민투표 전후로 파운드화를 오히려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금융시장 전반에 대해 비관적인 입장을 취했던 소로스는 도이체방크에 대한 공매도를 통해 쏠쏠한 차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마크 카니 총재는 브렉시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수개월 이내에 통화완화를 단행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파운드화가 장중 달러화에 대해 1% 이상 급락한 한편 2년물 영국 국채 수익률이 마이너스 0.04%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0% 아래로 밀렸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