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인영 기자] 내년 새 얼라이언스 출범을 앞둔 글로벌 해운사들이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구도 형성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독일 하팍로이드는 중동계 UASC과의 합병으로 단숨에 글로벌 5위사로 도약하게 됐다. 사실상 하팍이 주도하는 합병으로, 신동맹인 'THE' 얼라이언스의 입지도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1·2위사가 속한 2M 역시 태평양 항로 점유율을 위해 추가 영입 경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컨테이너선 <사진=현대상선> |
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하팍로이드와 UASC 주요 주주는 최근 양사의 합병을 승인하고 절차를 밟기로 합의했다.
프랑스 시장조사기관인 알파라이너(Alphaliner)는 지난 28일 하팍로이드가 UASC와의 합병을 위한 사업협정(BCA)을 맺었다고 전했으며, 같은 달 29일 영국 해운전문지 로이즈리스트(Lloyd's List)도 UASC 주요 주주들이 하팍로이드와의 합병에 만장일치로 찬성했다고 보도했다.
UASC는 6개의 아랍국가가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가 51%, 35%로 가장 많고 그 외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이라크, 바레인 등도 지분을 갖고 있다.
하팍로이드는 지난 2014년 인수한 칠레선박회사인 CSAV가 31%의 지분을, 독일 함부르크시가 20%를 보유하고 있다.
양사의 합병으로 글로벌 해운시장엔 머스크, MSC, CMA CGM, 코스코에 이어 5번째(선복량 기준)로 큰 초대형 해운사가 탄생하게 된다.
이들의 선복량은 총 147만TEU로, 하팍로이드는 UASC가 보유한 초대형 컨테이너선인 1만8000TEU급 배를 확보하게 되며, UASC는 하팍로이드의 다양한 고객층을 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각각 G6와 오션3에 몸담고 있는 하팍과 UASC는 내년 4월 출범하는 해운동맹인 THE 얼라이언스에 합류할 예정으로, 해운동맹간 'THE'의 입지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해운동맹 전쟁에 2M도 가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알파라이너는 자사 소식통을 통해 2M이 태평양 항로 확대를 위해 현대상선에 이어 이스라엘 Zim을 끌어들일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2M의 아시아~북미 노선 점유율은 15.3%로, 현대상선(4.4%)과 Zim(3.3%)이 얼라이언스에 들면 23%로 늘어난다.
이는 오션(40%), THE(34%) 보다는 못하지만 약 8%의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게 돼 이득이다. 현대상선과 Zim 역시 2M의 초대형 선대를 공유할 수 있어 긍정적이다.
이에 대해 해운업계 관계자는 "Zim은 현재 어느 얼라이언스에도 소속돼있지 않은 해운사로, 현대상선처럼 얼라이언스 가입이 시급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향후 계획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현재 상황으로만 보면 추가 영입을 서두를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