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헤지펀드와 사모펀드 업계가 부산한 움직임이다. 영국이 EU를 탈퇴하기로 결정한 데 따라 거점을 런던에서 유럽 다른 지역으로 옮기려는 움직임이 날로 뚜렷해지고 있다.
업계가 주시하는 부분은 영국의 단일시장 접근권이다. 브렉시트의 실질적인 절차와 협상이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지만 영국이 유럽 단일시장에서 제외될 경우 런던에서 금융상품 판매와 각종 거래 체결을 과거와 같이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다.
런던 금융권 <출처=블룸버그> |
앞서 EU 회원국 지도자들은 영국이 단일시장 접근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4가지 자유 조항을 이행해야 한다고 못 박아 밝힌 상황. 하지만 이번 브렉시트 결정이 이민 사태와 깊이 관련된 만큼 영국이 이를 받아들일 것인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사모펀드와 헤지펀드 업체들은 향후 추이가 불투명한 만큼 신중한 행보를 취하면서도 ‘플랜 B’를 마련하는 데 적극적인 움직임이다.
6일(현지시각) M&G와 콜롬비아 트레드니들을 포함한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새로운 유럽 거점을 구축하거나 인력을 런던에서 유럽 다른 지역으로 옮기기 위한 밑그림 마련에 착수했다.
더블린과 룩셈부르크 등이 금융업계의 새 둥지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프랑스 파리를 포함한 유럽 주요 도시는 지난달 23일 국민투표 결과가 발표되기 무섭게 런던을 떠나기로 한 금융 업체들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헤지펀드 업체 오디 애셋 매니지먼트의 올란도 몬태그 파트너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런던에서 떠나는 문제와 관련해 상당수의 복안을 마련한 상태”라며 “유럽 다른 지역의 새로운 인력 채용부터 사무실 이전까지 다양한 계획을 저울질하고 있지만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리쿠르팅 업체 헤이 그룹에 따르면 대체 자산 운용사들을 중심으로 금융업계가 런던 이외 유럽 주요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보하는 데 잰걸음을 하고 있다.
영국의 EU 탈퇴 이후에도 금융상품 판매를 원활하게 지속하기 위해서는 런던에 집중됐던 마케팅 업무를 유럽 주요 시장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계산에서다.
브렉시트 결정으로 인해 더 이상 런던을 찾아오는 고객들을 기다리는 형태의 영업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시장조사 업체 프레킨에 따르면 펀드매니저 20% 가량이 앞으로 12개월 사이 영국 투자를 줄일 게획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대체 자산 운용사의 펀드 매니저들의 경우 앞으로 12개월 상 영국 투자를 축소할 것이라고 밝힌 이들이 41%에 달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