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 전민준 기자]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를 흡수합병한지 1년이 흘렀다. 흡수합병을 통해 자동차강판 등 고부가가치 철강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한 현대제철은 올 들어 매분기 개선된 실적을 기록하며 향후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12일 금융업계 및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올 2분기 연결 매출액 4조3016억원, 영업이익 4010억원의 실적으로 올리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7.3%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7.4% 감소했지만, 지난 1분기보다는 각각 14.9%, 49.0% 뛴 성적표다.
작년 1월 현대하이스코의 알짜 냉연강판 사업을 가져온 데 이어 7월에는 해외철강가공센터, 강관사업까지 합치면서 실적정체에 빠진 봉형강 부문 등의 실적을 상쇄시킬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현대제철의 기존 주력 사업이던 봉형강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올 1분기 3조2040억, 186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오히려 7.4%, 26.1% 감소했다. 그러나 냉연강판, 해외철강가공센터, 후판 등이 포함된 판재류 부문은 매출액 3조15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배 이상 성장해 봉형강과 격차를 34.6%p에서 44.3%p로 더 벌렸다.
현대제철의 봉형강 사업은 2006년에 매출비중이 70%에 달할 정도로 영향력이 컸다. 하지만 2010년대 접어들면서 건설경기는 가라앉고 자동차 시장이 부상하면서 자동차강판 등 판재류 판매가 증가, 2015년 현대하이스코를 흡수합병하면서 판재류 매출비중은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에 2016년 1분기 기준 판재류 매출비중은 68.0%, 봉형강류는 23.7%를 나타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봉형강과 후판 등은 시황에 매우 민감하고 상승세가 일시적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냉연강판 등은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부가가치도 높아 외형과 수익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어 실적개선에 크게 도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 냉연사업을 합병한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만 해도 세간의 눈은 곱지 않았다. 합병에 따른 외형적 규모나 매출은 상승하지만 계열사 의존도가 높아 경쟁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현대·기아차에 대한 판매가 전체 매출의 30%에 이른다. 또한, 현대차그룹 경영 승계를 위해서라는 해석도 지배적이었다.
현대차그룹에서 현대제철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현대제철의 품질총괄을 담당하고 있는 정 부회장의 입지도 강화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2012년 3월 현대제철 사내이사로 처음 선임된 데 이어 2015년 주주총회에서 현대제철 사내이사에 재선임 된 바 있다.
합병 과정에서 논란은 있었지만 현대제철은 현대하이스코 합병을 통해 일단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평가다.
지난해 매출액은 중국산 철강재 수입 증가와 철강경기 침체로 전년 대비 매출액은 9.7% 감소했으나,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로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각각 1.9%, 1.1%p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저가 대체재를 사용한 저원가 조업체체를 확립하고 가격변동에 대응한 원료구매 최적화와 전 부문에 걸친 절대 고정비 축소 등을 통해 4455억원의 원가절감을 달성했다. 고부가 제품 판매량은 전년 대비 31만t 증가한 853만t을 기록했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현대제철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6.7% 늘어난 17조1422억원, 영업이익 또한 4% 증가한 1조5707억원이 예상된다"며 "현대하이스코와의 완전 합병을 통해 해 글로벌 자동차 소재 종합제철소로 시너지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현대하이스코 통합은 고부가 사업 위주로 재편한 선제적 구조조정 모범사례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