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과 영국 부동산 시장이 동시에 적신호를 보내 주목된다.
미국 주택시장이 9년 전 버블을 초래했던 것과 흡사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고, EU 탈퇴 충격이 가시화되기 시작한 영국의 경우 노른자위 시장인 런던을 주축으로 매도 호가 하락이 두드러진다.
맨해튼 센트럴파트 주변의 고가 건물 <출처=블룸버그통신> |
14일(현지시각) 미국 부동산 중개 및 리서치 업체 리얼티트랙에 따르면 지난 6월 주택 경매 시장에서 소위 개미 투자자들의 비중이 31%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0년 데이터를 파악하기 시작한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반면 기관 투자자들은 주택 경매 시장에서 발을 빼는 움직임이다. 지난 5년간 부동산 시장 확장기에 50%를 넘어섰던 기관 투자자들의 비중은 6월 38%로 떨어졌다.
뿐만 아니라 6월 전체 주택 매매에서 기관 투자자가 차지한 비중은 2.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 2월 9.8%로 정점을 찍은 이들의 비중은 감소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대런 블롬키스트 리얼티트랙 부사장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기관들이 시장에서 발을 빼는 한편 개미 투자자들의 비중이 최고치에 달한 것은 주택 가격이 투기적인 거래에 따라 형성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이는 명백한 적신호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경매에 나온 주택은 부동산 시장 확장기의 가격에 비해 40% 가량 낮은 값에 매입할 수 있지만 최근 개미 투자자들은 30% 낮은 가격에 베팅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물건은 특정 시점에 매물로 나올 여지가 높고, 이 때문에 앞으로 1~2년 사이에 주택시장이 하락 압박을 맞게 될 것으로 투자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런던 켄싱턴지역 주택 <출처=블룸버그> |
상황은 영국도 마찬가지다. 이날 영국 왕립서베이어협회(RICS)가 집계하는 6월 런던 주택 가격 지수가 마이너스46까지 떨어졌다. 이는 미국 금융위기가 고조됐던 2009년 이후 최저치다.
수치가 낮을수록 런던 주택시장에서 매도 호가를 낮추는 중개업체가 상향 조정하는 업체보다 많다는 의미다.
시장 전문가들은 영국의 EU 탈퇴 결정에 따른 충격이 이미 주택시장에 일격을 가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RICS가 집계한 6월 지표는 이른바 브렉시트가 영국 주택시장 전반에 몰고 올 파장을 예고하는 첫 신호탄이라는 얘기다.
이와 별도로 아카데이터와 LSL 프로퍼티 서비스에 따르면 런던의 주택 가격이 국민투표 이전인 지난 5월 1.4%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1년 6월 이후 최대폭에 해당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EU 탈퇴 결정에 따른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택을 포함한 고정 자산에 대한 민간 투자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