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최근 한 주 사이 글로벌 주식펀드로 9개월래 최대 규모의 자금이 밀려들었다. 월가의 경고에도 주가가 꿋꿋한 상승세를 보이자 이른바 ‘곰’이 항복했다는 해석이다.
이와 함께 바닥을 뚫고 내리는 채권 수익률에 선택의 폭이 좁아진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으로 발을 옮긴 것으로 보인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 |
15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한 주 사이 글로벌 주식펀드로 108억달러의 자금이 밀려들었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주식펀드로 자금이 홍수를 이룬 것은 미국 펀드로 ‘사자’가 몰린 결과다. 같은 기간 미국 주식펀드로 126억달러의 자금이 유입, 지난해 9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연초 이후로는 주식펀드가 여전히 자금 유출을 기록하고 있다. 올들어 최근까지 글로벌 주식펀드에서 1230억달러의 자금이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주요국 증시가 급락 경고에 아랑곳하지 않고 일제히 두려움의 벽을 타고 오르자 뒤늦게 투자자들이 ‘사자’에 잰걸음을 하는 양상이다.
다만 지역별로 명암이 크게 엇갈렸다. 지난 한 주 사이 미국 주식펀드로 뭉칫돈이 몰린 반면 유럽 주식펀드에서는 58억달러에 달하는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에 해당하는 것으로, 유럽 주식펀드는 23주 연속 자금 썰물을 나타냈다.
지난달 23일 국민투표에서 영국이 EU 탈퇴를 결정하자 유럽 실물경기의 충격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팔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머징마켓 채권펀드도 인기몰이를 했다. 지난주 27억달러의 자금이 순유입, 전주 34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다시 한 번 기록적인 자금 유입을 나타냈다.
하이일드 본드 펀드로도 ‘사자’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난 11일 하루에만 관련 펀드로 21억달러의 자금이 밀려들었고, 주간 순유입 규모는 44억달러에 달했다.
마이너스 수익률에 거래되는 채권이 약 12조달러에 달하자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얻기 위해 투자 리스크를 떠안는 움직임이다.
이 밖에 금속 상품 펀드로 지난주 8억달러의 자금이 유입, 최근 27주 가운데 25주에 걸쳐 순매수 기록을 세웠다.
앤드류 리 UBS 웰스 매니지먼트 이사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브렉시트 충격 이외에 이탈리아 은행권 부실에 대한 우려가 유럽 주식펀드의 기록적인 자금 유출을 초래했다”며 “유럽의 정치적 리스크도 투자자들을 미국 증시로 몰아가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