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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영기 기자] 검찰 수사를 받고있는 롯데그룹이 회사채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계열사들이 발행한 회사채가 거래도 끊기고 금리도 슬금슬금 올랐다. 이에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1조1000억원대 회사채가 어떻게 처리될 지 관심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앞서 검찰 수사를 받았던 한화 CJ 등 사례를 근거로 시장 상황이 원상회복하기까지 6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건설과 롯데캐피탈 회사채의 민평대비 스프레드(금리차이)는 최근 2개월간 각각 35bp 및 -27bp에서 49bp와 -8bp로 벌어졌다.
통상 신용등급이 한단계 떨어질 때 스프레드가 30bp정도 확대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롯데그룹 회사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을 짐작할 수 있다. 신용등급이 AA+로 우량등급인 롯데캐피탈의 스프레드는 지난달 중순에 무려 39bp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한 증권사의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매물이 늘어나 특별하게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경우라고 할 수는 없지만, 스프레드의 변화폭이 투자자들의 태도 변화를 말해주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들어 6월초까지 46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 롯데캐피탈은 업종 특성상 회사채를 지속적으로 발행해야한다. 하지만 스프레드가 확대돼 6월초 이후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고 있다.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이후다.
한 펀드매니저는 "최대한 시간을 벌어볼려고 하고 매수쪽도 다른 회사채를 사면 되니까 (롯데그룹 회사채) 거래가 많지 않은 편"이라면서 "투자자 태도가 다 반영된 것은 아니지만 6월초부터 (롯데그룹 회사채의) 상대적인 수익률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시장 인식 변화로 인해 롯데그룹은 회사채 발행이 여의치 않게 됐다. 회사채 발행에 앞서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는 발행신고서에 검찰조사 등에 대한 사항을 기술해야 하는 것도 곤혹스럽다.
지난 4월에 7600억원 어치 회사채를 발행한 롯데케미칼은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에 관한 사항을 자세하게 보완해 정정보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그룹의 오너와 지배구조에 관련된 사안이라 그룹은 최대한 회사채 발행을 보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몰린 셈이다. 롯데호텔이 기업공개(IPO)를 철회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문가들은 롯데그룹이 다시 회사채 시장에 돌아오는데는 6개월 가량 소요될 것으로 관측한다. 한 발행시장 관계자는 "한화나 CJ그룹 등 전례를 보면 롯데그룹의 자본시장 접근은 6개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말까지 만기도래하는 롯데그룹 회사채는 ▲롯데건설 2900억원 ▲호텔롯데 2000억원 ▲롯데케미칼 1900억원 ▲롯데물산 1000억원 ▲롯데칠성음료 1000억원 등 총 1조1050억원이다. 여기에 호텔-면세점 사업확대와 잠실 롯데월드 타워 건설 등 올해 예상투자가 9조원대에 이른다.
반면,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이 자본시장과 한동안 거리를 둬도 이를 충분히 감내할 능력이 된다고 보고 있다. 우선 그룹계열사 중 호텔롯데,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등 굵직한 회사는 AA+등급이라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또 그룹 전체로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이 상당해 이를 담보로 은행에서 차입할 여유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시장 관계자는 "AA등급 회사채가 없어서 못사는 상황이라 사모시장에서 보유자산을 유동화하면 된다"며 "특히 30조원에 가까운 규모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어 자금확보에서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