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북한이 19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하며 한·미 양국의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대한 무력시위에 나섰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3월11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탄도미사일 발사훈련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에는 황병서 총정치국장, 리병철 군수공업부 재1부부장 ,홍승무 군수공업부 부부장, 김정식 당 중앙위 부부장, 윤동현 인민무력부 부부장 등이 동행했다. <출처=노동신문/뉴시스> |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은 오늘 새벽 5시 45분부터 6시 40분께까지 황해북도 황주 일대에서 동해 상으로 탄도미사일 총 3발을 발사했다"며 "비행거리는 500∼600km 내외로 부산을 포함한 남한 전 지역을 목표로 타격할 수 있는 충분한 거리"라고 밝혔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은 스커드-C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된다. 북한은 지난 3월10일에도 황해북도 황주군 삭간몰 일대에서 원산 동북방 방향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는데 당시 비행거리도 500㎞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북한이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무력시위로 군사적 위협과 함께 남남(南南) 갈등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 와해 등을 노린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황해북도 황주군 삭간몰 일대 미사일 기지에서 개량형 스커드 미사일을 꺼낸 뒤 이동식발사대(TEL)에 실어 기습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 군 관계자는 "이동식발사대에서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 11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포병국 명의로 중대경고를 발표하면서 "사드 체계가 남조선에 틀고 앉을 위치와 장소가 확정되는 그 시각부터 그를 철저히 제압하기 위한 우리의 물리적 대응조치가 실행될 것"이라며 "남조선 괴뢰들은 미국 상전의 사드 체계를 끌어들이는 것으로 하여 자멸의 비참한 말로를 앞당기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었다. 한미 양국이 지난 13일 사드를 경북 성주에 배치한다고 발표한 지 6일 만에 군사적 도발을 통해 무력시위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3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조선인민군 전략군 사령관 김락겸 대장이 지휘하는 전략군 서부전선타격부대들은 최고사령부로부터 받은 불의 기동 명령에 따라 발사구역에로 신속한 기동을 진행하면서 화력 타격 부대들의 경상적 동원 준비태세와 높은 기동 능력을 과시했다"고 보도했었다.
통신은 "(당시 발사 훈련이) 해외 침략 무력이 투입되는 적 지역의 항구들을 타격하는 것으로 가상해 목표 지역의 설정된 고도에서 핵 전투부(핵탄두)를 폭발시키는 사격 방법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는 소형화된 핵탄두를 스커드 미사일에 실어 나를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한 것이자 부산·포항·군산 등 항구를 통해 들어오는 미군 전력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합참은 북한이 릴레이식 미사일 발사나 서해 NLL(북방한계선) 도발 등 추가 무력시위에 나설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이보다 후폭풍이 큰 5차 핵실험이나 인공위성 발사 등으로 도발할 가능성도 있다. 이미 최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 움직임이 활발하다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합참은 "우리 군은 관련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도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은 언제든지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준비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는 한미 간의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