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금과 달러의 상관관계가 10년래 최고치로 치솟아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흔들리기 시작한 두 개 자산의 전통적인 역학관계가 지난달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결정 이후 뚜렷한 균열을 보이고 있다.
금 <출처=뉴시스> |
20일(현지시각) 시장 리서치 업체 스프로트 애셋 매니지먼트에 따르면 세계 최대 금 연계 상장지수펀드(ETF)와 달러화 연계 ETF의 30일물 상관관계가 최근 10년래 최고치로 뛰었다.
역사적으로 금값은 달러화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달러화 가치가 상승할 경우 달러화로 거래되는 금값 역시 치솟고, 달러화 이외 통화권의 투자자들에게 비용 부담이 그만큼 높아져 수요 위축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사실 금값과 달러화의 상관관계는 지난 2008~2009년 미국 금융위기 당시 크게 흔들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브렉시트 충격이 주가 폭락을 초래한 것이 사실이지만 단기적인 현상에 그쳤고, 금융시스템 전반의 리스크와 스트레스가 8년 전 위기 당시와 같은 수위에 이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상황에 대해 투자자들은 주요국 중앙은행의 전례 없는 통화완화 정책을 핵심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 |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본격화된 중앙은행의 비전통적 부양책은 최근 일본과 유럽을 중심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단행하는 상황까지 치달았다.
폴 웅 스프로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금과 달러의 전통적인 상관관계가 갈수록 불안정해지고 있고, 변동성이 상승하면서 예측할 수 없는 움직임이 펼쳐지고 있다”며 “이에 대한 뚜렷한 원인을 지목하기는 어렵지만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유력한 원인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브렉시트 충격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달러화와 금값을 동시에 끌어올린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씨티그룹은 투자 보고서를 통해 S&P500 지수와 10년물 국채 수익률, 달러화와 유가 및 금값까지 주요 자산의 상관관계가 ‘드라마틱하게’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씨티그룹은 이 같은 현상이 앞으로 변동성의 폭발적인 상승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투자 심리의 급변동이 자산시장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주요 자산 가격의 강한 동조현상은 근본적으로 각 자산의 차별성을 희석시키고,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의 효율적인 관리 및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투자자들은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