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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강필성 기자] 드러그스토어 1위 사업자인 CJ올리브네트웍스의 올리브영이 가맹점 대신 직영점을 통한 확장 전략을 택했다. 올리브영 론칭 이후 가맹점 모집을 통해 빠르게 세를 확대했던 이 회사가 최근 가맹점 오픈 비율을 크게 줄이며 사실상 직영 체제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것.
27일 CJ그룹의 내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동일한 서비스 질과 상품구성 등을 고려한 전략"이라며 "유통마진을 남기는 가맹점 수익보다는 직접 운영이 실적에 보다 유리하다는 판단도 작용했다"고 밝혔다.
실제 드러그스토어 업계에 따르면 올리브영은 최근 직영점 대비 가맹점 출점 비율이 10%이하로 추락했다. 올해 상반기 순증한 88개 점 중 가맹점의 수는 8개도 되지 않는다.
앞선 2014년 올리브영 가맹점 출점 비율이 50%에 육박했던 것에 비하면 이는 파격적 수치로 해석된다. 올리브영의 가맹점 출점 비율이 이처럼 하락한 것은 론칭 이후 처음이다.
이런 정황은 곳곳에서 나타난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지난 2012년 이후 올리브영의 창업설명회를 거의 열지 않았다. 창업설명회는 가맹점주를 모집하는 프랜차이즈업계의 대표적 방법이다.
심지어 올리브영 홈페이지 내 창업 안내 메뉴도 사라졌다. 가맹점 모집에 소극적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직영점 출점에 역량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CJ올리브네트웍스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 가맹점 출점은 한자리 수로, 이런 추세는 향후에도 지속할 계획”이라며 “업계 선두주자로서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고 매장 오퍼레이션 강화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부연했다.
올리브영 매장 모습. <사진=CJ올리브네트웍스> |
사실 드러그스토어 업계에서 가맹점을 운용하는 곳은 CJ올리브네트웍스가 유일하다. 가맹사업은 개인사업자의 투자를 통해 매장이 유치되기 때문에 본사의 출자 부담 없이 매장수를 빠르게 늘릴 수 있지만 동일한 서비스와 제품 구성을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여기에는 매장 수익을 점주랑 나눠야 하는 가맹점 보다 직영점 출점이 보다 실적관리에 유리하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올리브영 출점 전략이 CJ올리브네트웍스 합병에 따른 효과로 보는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직영매장 출점 과정에서는 임대료부터 보증금, 인테리어 공사비 등으로 점포 1개당 수억원의 투자가 발생하는데 합병 이후에 이런 부담이 상당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2014년 12월 출범한 CJ올리브네트웍스는 CJ올리브영을 IT계열사인 CJ시스템즈이 흡수합병하면서 탄생한 법인이다. CJ시스템즈는 그룹 내 IT물량을 소화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올려오던 계열사. 출점 부담으로 인해 큰 수익을 내지 못하던 올리브영사업부문에서는 그룹 내 캐시카우였던 CJ시스템즈부문을 통해 보다 적극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된 셈이다.
무엇보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CJ그룹 내에서 상장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계열사 중 하나다. CJ시스템즈가 이재현 CJ그룹 회장 일가가 주식을 보유한 사실상 오너의 회사였던 만큼 합병법인인 CJ올리브네트웍스는 안정적 실적 성장을 통해 상장해야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현재 CJ올리브네트웍스는 이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과장과 이경후 CJ오쇼핑 과장이 각각 15.84%, 4.54%를, 이 회장의 사촌인 소혜·호준씨가 각각 1.14%를 보유 중이다.
유통업계 다른 관계자는 “직영점의 비율이 높아지면 본사는 매장 실패의 부담도 짊어지게 되지만 반대로 매장의 수익이 본사의 실적과 직결된다는 장점이 있다”며 “최근 유통업계 드러그스토어의 경쟁에 가속도가 붙는다는 점에서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 판단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