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2분기 경제성장률이 실망스러운 수준에 그쳤다. 가계 소비가 탄탄하게 개선됐지만 기업 투자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전반적인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중국을 필두로 글로벌 주요국의 성장이 부진한 데 따른 파장이 미국 실물경제에 가시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에 위치한 포드 자동차 공장에서 한 근로자가 조립하고 있다.<사진=블룸버그> |
29일(현지시각)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2분기 GDP가 연율 기준 1.2% 성장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2.6%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뿐만 아니라 1분기 성장률 역시 당초 발표됐던 1.1%에서 0.8%로 하향 조정됐다. 또 이날 공개된 연간 성장률 조정에서 지난 2015년 성장률이 2.6%로 나타났다. 이는 2006년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하지만 미국 경제는 지난 3분기에 걸쳐 2.0%에 못 미치는 성장률을 나타냈다. 경기 침체를 벗어난 지 7년이 지났지만 과거와 같은 반전을 이루는 데 실패했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2분기 세부 항목별로는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개인 소비가 4.2% 증가해 2014년 말 이후 가장 큰 폭의 성장을 나타냈다.
상품 소비가 6.8% 늘어났고, 서비스 지출 역시 3.0% 증가했다.
이에 반해 기업 투자는 2분기 2.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고정자산을 중심으로 한 기업 투자는 지난 3분기 연속 감소한 셈이다.
기업의 건물 및 장비 투자가 후퇴한 동시에 재고 역시 가파르게 줄어들었다. 재고 감소는 전체 성장률을 1.16%포인트 깎아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최근 2년래 최고치에 해당한다.
기업 투자 부진은 글로벌 경제 성장 부진을 반영하는 동시에 경영자들의 전망 역시 어둡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달러화 상승으로 인해 제조업계의 투자가 전반적으로 미약했고, 올해 2월 이후 국제 유가가 강하게 상승했지만 에너지 업계의 투자 역시 위축됐다.
주택 건설을 포함해 주거용 고정 투자도 지난 2분기 6.1% 감소했다. 이는 2014년 이후 GDP 성장을 이끄는 핵심 축이었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부분이다.
정부 지출 역시 2분기 0.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방 정부의 방위 부문 지출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다만, 국제 교역은 긍정적이었다. 수출이 1.4% 늘어나며 전체 성장률을 0.23%포인트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는 영국의 EU 탈퇴 결정에 따른 충격이 가시화되기 이전 수치인 만큼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한편 2분기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는 전분기에 비해 1.9% 상승했다. 변동성이 높은 음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물가는 1.7% 올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