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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전민준 기자] 현대상선과 중견 해운사가 '미니 얼라이언스'를 결성, 동남아노선에 공동 운항을 검토하고 있다.
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최근 중견 해운사인 장금상선과 홍아해운, 고려해운 등으로부터 동남아노선에서 4000~5000TEU급 선박을 공동 운항하는데 대한 제안을 받고, 막바지 협의를 진행중이다. 1TEU는 20피트(6.1m) 길이의 컨테이너 크기를 부르는 단위로, 보통 8000TEU 이상이면 대형선박, 그 미만은 중형선박으로 구분한다.
선박대수와 세부노선 등에 대한 협상만 남겨둔 상황인데, 이달 중 최종 확정짓고 9월부터 공동운항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의 동남아 서비스 강화는 이 지역에서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 벌어들이는 중견 해운사에 큰 부담"이라며 "중견 해운사는 수익성 악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현대상선에 '미니 얼라이언스'를 제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파나마 운하 확장으로 현대상선의 아시아 역내 노선 진출이 점차 늘어나면서 중견 해운사가 협상카드를 먼저 제시했다"며 "현대상선이 올 초부터 아시아로 점차 눈을 돌리기 시작한 데 이어 최근 선박투입을 급격히 늘리려고 하자 중견 해운사가 대책을 마련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현대상선은 지난 7월 초 파나마운하 확장으로 장거리 노선에서 경쟁이 심화되자 근거리 노선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현대상선이 동남아노선에 집중하기로 한 것은 아시아 역내노선 가운데, 동남아노선만 특별한 제도‧규제를 적용하지 않고 있어서다. 현재 한일노선은 실링제도(선적상한제)로 강력하게 묶여 있고, 한중노선은 항권제도로 인위적인 수급조절이 이뤄지고 있다.
또 현대상선의 전체 매출 가운데 유럽과 태평양노선이 70~80%를 차지하는데, 세계 주요 선사들이 파나마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1만3000TEU급 선박 발주를 늘린 탓에 이 지역에서 운임 하락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세계 주요 선사들과 경쟁을 피하기 위해 동남아노선 운항을 전략적으로 택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 중견 해운사들은 미주와 유럽 대신 아시아 단거리 노선에서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하면서, 장금상선은 지난해 매출 1조684억원, 고려해운과 흥아해운은 각각 1조3820억원, 8451억원을 기록하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해운업계에서는 현대상선 등 대형 선사들이 아시아 서비스를 강화하면 아시아 노선 시장이 붕괴될 수 있다고도 우려하고 있다. 아시아 역내 항로에서는 중견 해운사 12개사가 1800~2500TEU급 컨테이너선을 운영하는데 4000TEU급 이상 배들이 투입될 경우,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과거 한진해운과 고려해운이 공동운항을 한 적이 있다"며 "국적선사와 연근해 선사가 대립각을 세우지 말고 미니 얼라이언스나 공동운항 등 협력을 통해 글로벌 선사들에 대해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