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은지 열흘이 지나면서 그룹 안팎으로 분주하다. 내부적으로는 그동안 경색됐던 대규모 투자와 경영 전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이 회장의 경영복귀 시점이 언제가 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그의 건강이 지난 3년간 지속적으로 악화돼 왔기 때문. 그룹 안팎에서 이 회장이 당분간 '병상경영'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CJ 등에 따르면 현재 이 회장은 서울대학병원에서 사장단에게 주요 보고만 받고 있다. 특사로 인해 서울대학병원 밖으로 자유롭게 오갈 수 있지만 지금까지 외출이라곤 뇌경색으로 요영 중인 모친인 손복남 CJ그룹 고문을 만나러 간 것 외에는 전무하다.
그룹 관계자는 “일단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인 만큼 서울대학병원에 입원한 상태로 건강 회복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빠른 시일 내 경영을 복귀하겠다는 각오이지만 그 시점은 아직 특정하지 못하는 중이다.
무엇보다 이 회장은 사지 근육이 점차 위축·소실돼 마비되는 유전병 CMT(샤르코-마리-투스) 질환을 앓고 있어 예전만큼 건강을 회복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CMT는 현재까지 치료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로 인해 이 회장은 손가락이 굽고 발등이 솟아 오르는 등 걷기나 젓가락질 등 일상생활이 힘든 단계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아울러 지난 2013년 부인으로부터 신장 이식 수술을 받은 뒤 지금까지 거부반응 등으로 면역계의 이상을 보이는 상황. 통상 이식 받은 신장의 수명은 10년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거부반응이 나타나게 되면 건강에 치명적이다.
하지만 CJ 입장에서는 이 회장의 빠른 경영복귀가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특히 2013년 이 회장의 구속 이후 사실상 최소한의 인사만을 진행해 인사적체 현상이 심하다. 단적으로 그룹의 사장단은 부사장급이 대부분인 상황이다. 최근 3년간 사장단에서 승진한 인사는 김철하 CJ제일제당 사장 정도에 불과하다.
더불어 그룹의 경영현안도 산적해 있다. 매각 실패 이후 위기를 맞고 있는 CJ헬로비전의 정상화가 시급한 상황이고 이 밖에도 기대만큼 실적이 나지 않는 적자 회사들에 대한 체질개선도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때문에 그룹 주변에서는 이 회장이 당분간은 ‘병상 경영’을 이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가 당장 거동을 하지 않더라도 현안 보고와 경영 판단을 할 수 있다면 병상 위에서 현안을 파악하고 지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회장의 경영복귀가 연말 정기인사와 함께 이루어질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