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베어마켓 진입 후 강한 반전을 이뤄낸 국제 유가가 미국의 금리인상 경계감에 따른 하락 압박을 만난 가운데 내년 말까지 배럴당 50달러 선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산유량 동결 기대가 크게 확산됐지만 산유국 및 석유업계의 실질적인 공조를 기대하기 어렵고, 이 때문에 공급 과잉 문제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경고다.
미국 텍사스주 코퍼스크리스티 근방 유전 모습 <사진=블룸버그> |
22일(현지시각) BNP 파리바는 올해와 내년 국제 유가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올해 배럴당 평균 42달러에 거래된 뒤 내년 49달러까지 완만하게 오르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앞서 제시된 2017년 WTI 예상치인 배럴당 평균 50달러에서 하향 조정된 것이다.
BNP 파리바는 2017년 브렌트유 전망치 역시 배럴당 52달러에서 50달러로 떨어뜨렸고, 올해 평균 가격이 배럴당 44달러에 머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회동을 앞두고 수급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 마련에 대한 기대가 최근 유가를 끌어올렸지만 건설적인 해법이 도출될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해리 칠린구리안 전략가는 보고서에서 “산유국들이 시장의 기대를 잔뜩 높여 놓은 뒤 회담에서 이견만 드러낸 일이 비일비재했다”며 “수급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대응책에 대한 기대로 유가 상승에 베팅하는 전략은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과 이라크가 산유량을 힘 닿는 데까지 늘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사우디 아라비아가 여전히 유가보다 생산 및 점유율을 우선시하는 정책을 고집하는 것도 과잉 공급 해소를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라고 말했다.
글로벌 원유 시장이 균형에 근접하기 위한 유일한 해결책은 미국 석유업계의 감산이라고 BNP 파리바는 주장했다.
중국을 필두로 글로벌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어 원유 수요 증가에 따른 수급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여건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미국 석유업계의 유전 굴착 장비 가동 건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추세적인 유가 상승은 요원한 일이라고 BNP 파리바는 주장했다.
한편 브렌트유는 연초 이후 32%에 달하는 랠리를 펼쳤지만 여전히 2014년 폭락이 본격화되기 전 고점에 비해서는 50% 가량 낮은 상황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