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전지현 함지현 기자] 롯데그룹 2인자인 이인원 롯데 정책본부장 부회장이 26일 숨진 채 발견됐다.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이날 경기 양평경찰서에 따르면 오전 7시11분경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인근 한 산책로에서 60대 남성이 노상에 쓰러져 사망한 것을 산책하던 마을 주민이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시신의 옷에서는 롯데그룹 이 부회장의 명함과 신분증이 나왔으며 현장 주변에는 이 부회장의 차량이 있었다. 차 안에서는 유서가 발견됐다.
그는 가족과 롯데그룹 임직원에게 A4 4장 분량의 유서를 남겼다. 가족들에게는 '먼저 가서 미안하다'는 내용을 남겼고, 롯데 임직원에겐 '신동빈은 훌륭한 사람이다'란 내용과 '롯데그룹 비자금은 없다'고 쓴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은 이 부회장의 이번 사안에 대해 비통한 감정을 드러냈다. 사망이 사실인 것은 확인한 만큼 현재 빈소 마련 등 장례 형식과 관련된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고 이인원 부회장의 비보는 경찰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사실인 것으로 확인했다"며 "롯데그룹은 평생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롯데의 기틀을 마련한 이인원 부회장이 고인이 됐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몇몇 임원을 비롯한 직원들은 이 부회장의 자택과 사망한 장소인 양평 등으로 이동하고 있는 상태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이번 사태로 인해 롯데그룹 수사 일정을 재검토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당초 이날 오전 9시30분 이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었다.
주요 조사 대상은 호텔롯데 롯데제주·부여리조트 헐값 인수·합병 의혹,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 과정에서의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 롯데시네마 등 주요 계열사의 신 회장 친·인척 기업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등이었다.
또 신격호 총괄회장의 6000억원대 탈세 의혹, 롯데건설의 수백억원대 비자금 조성, 롯데케미칼이 원료 수입 과정에서 일본 롯데물산을 끼워 넣어 200억원대 통행세를 지급했다는 의혹 등도 확인할 계획이었다.
이 부회장은 롯데그룹 2인자이자 25일 이미 소환된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과 함께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혀왔다. 그룹의 컨트롤타워 격인 정책본부 수장으로, 총수 일가와 그룹 대소사는 물론 계열사 경영까지 총괄해 왔다.
경북사대부고를 나와 한국외대 일본어학과를 졸업한 뒤 1973년 호텔롯데에 입사 후 롯데쇼핑 대표이사를 맡는 등 43년간 재직해왔다. 2007년 운영본부장 자리에 오른 그는 신 회장을 가까이서 보좌하며 20년 넘게 그룹 핵심부에서 일해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인물로 꼽혀왔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