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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인상 가시화…성장률 고민 깊어진다

기사등록 : 2016-08-2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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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정경환 기자] 미국 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면서 정부의 성장률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세계경기 회복이 여전히 더딘 상황에서 수출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데다,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물가 상승마저 제한될 수 있어서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최근 주요 국제원자재 가격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값이 전주 대비 온스 당 20.53달러 떨어졌고, 두바이유는 배럴 당 1.67달러 하락했다. 같은 기간 니켈과 알미늄 그리고 전기동은 톤 당 각각 545달러, 24.50달러, 183.10달러 내렸다. 대두와 옥수수도 부셀 당 각각 36.25센트, 18.00센트 밀렸다.

이 같은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세는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지난 26일 잭슨홀 연설에서 "고용시장의 지속된 견고한 성과와 경제 활동 및 물가 상승률에 대한 전망을 고려했을 때, 연방기금 금리 인상을 위한 근거가 최근 몇 달 동안 강화됐다"고 발언하며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나아가 피셔 연준 부의장은 옐런 의장의 잭슨홀 발언이 연내 금리 인상이 한 번에 그치지 않을 수 도 있다고 언급하기까지 이른다.

이에 미 연준이 올해 안으로 적어도 한 번은 금리를 올릴 것이란 게 시장 컨센서스로 자리잡고 있다.

공동락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연준이 이렇게까지 해놓고 안 올리긴 힘들 것 같다"며 "한 번 정도는 올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6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16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정부합동브리핑에서 목을 축이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정부로선 당장 물가 관리에 적잖은 부담을 안게 된다. 미국 금리 인상은 달러 강세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원자재가격 하락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곧 물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금리 인상으로 원자재가격이 떨어지면, 이는 차례로 수입물가 하락, 생산자물가 하락, 소비자물가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올 1∼6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기 대비 0.9% 상승하는 데 그쳤다. 국제유가 하락과 수입물가 하락이 소비자물가를 낮춘 주요 원인으로, 국내 석유류 가격 하락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8%p 정도 낮췄다는 설명이다.

경상성장률 관리에 들어간 우리정부로선 이 같은 물가 하락이 달가울 리 없다. 경상성장률이란 실질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더한 값으로, 정부는 올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경상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각각 4.0%, 1.1%에 그칠 것으로 보면서도, 2017년에는 소비자물가가 1.9% 상승하면서 경상성장률이 4.1%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수출이라도 회복된다면 모르겠지만, 수출 역시 그리 낙관적인 상황이 못된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경제 펀더멘털이 좋아진 때문이 아니기에, 우리나라 수출 시장인 신흥국 경제가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경제가 좋아서 금리를 인상하는 거라면 긍정적일 수 있겠지만, 그런 상황이 아닌 것 같다"며 "실제로 (미국경제의)힘이 빠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세계경지고 둔화 상태라 수출은 계속 부정적 영향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 7월 전년동월 대비 10.2% 줄며, 역대 최장기간인 19개월 연속으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앞서 한국무역협회는 지난해 12월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했을 때 그로 인한 신흥국 불안은 우리나라의 수출 부진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수출에서 대(對) 신흥국 수출 비중이 크다는 것이 그 이유인데, 2013년 60%에 육박했던 우리나라의 신흥국에 대한 수출 비중은 신흥국의 성장 둔화에 따라 2015년 1~10월에 이미 57.8%로 하락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한 영향이 당연히 있을 것"이라며 "(대내외 상황을)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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