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홍규 기자] 한진해운의 법정 관리 신청으로 세계 무역에 혼란이 일고 있다고 외신들이 타전했다. 한진해운이 신규 화물 취급을 중단하자 운임이 치솟고 해외 항구에서는 선박의 입항이 거부돼 물류 유통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미국 소매업체들이 연휴를 위해 재고를 쌓는 중요한 시기에 한진해운의 법정 관리 신청으로 수출입 업체들이 운임 비용 상승에 직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진해운의 수송 능력은 세계 7위로, 한진해운을 통해 태평양을 오가는 화물은 하루에 2만5000개에 달한다. 한진해운은 일반 제조업 제품 외에도 전자 제품, 의류, 가구, 장난감 등 소비재 수송도 취급한다. 여기엔 미국 대형 인터넷 쇼핑몰 업체 아마존의 상품도 포함된다.
◆ 입항거부… 운임 상승, 나아가 장기 수송능력 걱정
회사의 법정 관리 신청 영향은 곧바로 나타났다. 지난달 31일 한진해운의 선박 3척은 미국의 소매업체, 공장, 창고로 향할 화물을 싣고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와 롱비치 항구에 정박할 예정이었으나 입항이 거부당하면서 근처 연안에서 표류하게 됐다. 회사 선박이 채권자에게 압류 당할 것을 우려한 조치였다.
또 뉴욕, 조지아,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미국 서해안의 항구 터미널들은 한진해운 선박에 실려 외국으로 나가려던 컨테이너들을 다시 돌려보내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수출업체들은 배편 예약을 변경하거나 화물을 다른 운송 업체 컨테이너에 싣는 작업을 하고 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중국의 상하이와 샤먼, 싱가포르, 스페인의 발렌시아 등지에 위치한 항구들도 입항을 거부하고 있다. 한진해운이 항만 사용료 지불을 못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화주와 운송 업체는 운임 상승 뿐만 아니라 수송 능력 악화도 우려하고 있다. WSJ 지는 가정용 섬유 제품 수입을 다루는 니나 루 씨가 인터뷰에서 "한진해운의 재무 문제가 표면화되면서 다른 해운 업체들이 운임 상승을 발표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수송 능력이 더 걱정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한진해운이 국제 해운 동맹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진해운은 해운사 6곳으로 구성된 '더 얼라이언스(The Alliance)' 회원이다. 지난 5월에 출범한 더 얼라이언스는 세계 해운 업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덴마크의 머스크 라인과 스위스의 메디터레이니언 쉬핑 컴퍼니(MSC)에 대항하기 위해 출범했다.
한진해운 측에 따르면 회사가 파산할 경우 더 얼라이언스와의 관계는 끝날 전망이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소형 컨테이너선 '한진 로마호'는 채권자의 요청으로 지난 30일 가압류됐다. 또 이보다 규모가 큰 한진수호호는 상하이 입항이 저지됐다. 채권자는 선박 몰수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