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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AA0되고 AA-안되고...예리해진 투자자 눈

기사등록 : 2016-09-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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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인천석화는 인기...신용리스크 점검 철저해져

[편집자] 이 기사는 9월 2일 오후 5시09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이영기 기자] 회사채 투자자들의 눈이 예리하고, 깐깐해졌다. 만기 5년 이상 회사채에서 AA0와 AA-등급은 한 노치(notch) 차이임에도 반응이 엇갈렸다. 또 A+등급인 기업의 회사채로는 돈이 몰렸다. 신용등급도 등급이지만 더 많은 신용정보를 갖고 투자할 물건을 고르고 있다는 얘기다. 

2일 회사채 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발행된 회사채의 수요예측에서 5년이상 만기물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이 AA0등급과 AA-등급 사이에서 다르게 나타났다. 

지난달 19일에 진행한 SK E&S 회사채(신용등급 AA+)의 경우 3년, 5년 각각 1000억원씩과 7년물 500억에 대해 1900억원 및 2800억, 1400억원의 수요가 몰렸다. 5년이상 만기물에서 총 2.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등급인 S-Oil 회사채도  5년, 7년, 10년물 2000억원, 500억원, 500억원의 수요예측에서 5100억원, 2100억원, 1000억원의 수요가 등장했다. 5년이상물 모두가 흥행에 성공해 발행 물량을 각 만기에 대해 100억원, 300억원, 100억원씩 총 500억원을 증액발행했다.

이후 28일에 진행한 SK(AA+) 회사채도 5년물과 7년물이 모두 2.5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같은 날 AA0등급인 LG전자도 3년, 5년, 7년, 10년물 800억원, 800억원, 500억원, 400억원에 대해 각각 3900억원, 2400억원, 1500억원, 1500억원이 몰렸다. 5년 이상 만기물이 모두 팔려나갔다.

하지만 AA-등급인 LG상사는 달랐다. 지난 29일의 수요예측에서 3년물 700억원에는 900억원 수요가 들어왔지만, 5년물 300억원에 대해서는 200억원만 들어와 100억원이 미달됐다.

같은 AA-등급은 한화테크윈은 지난 30일 아예 공모시장 대신 사모시장에서 회사채를 발행했다. 앞서 지난 6월14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는 3년물 700억원에 2800억원, 5년물 300억원에 800억원의 수요가 넘쳐 증액 발행했다. 불과 2개월만에 분위기가 확 바뀐 것이다.

시장에서는 양극화의 경계가 A등급에서 AA-등급으로 높아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도 나왔다. 유동성이 넘쳐나 AA등급에 돈이 몰리던 것이 이제는 AA등급 내에서도 AA-냐 아니면 AA0이상이냐가 또 갈리는 것이다.

발행시장의 한 관계자는 "지난 6월에는 5년물도 오버부킹됐던 한화테크윈이 AA-라는 신용등급에도 불구하고 사모시장을 찾았다"며 "공모시장에 유동성이 많지만 선별하는 것은 이전보다 더 예리해 진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 신용리스크 점검 더 철저히...최신 정보 반영

이에 대해 5년이상 장기물에서 AA0는 되고 AA-는 안된다는 식의 단순화는 곤란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유동성이 많아서 이 정도 등급이면 돈을 쏟아부을 것 같지만, 귀해진 물건을 찾아다니다 보니 투자자들이 발행회사를 더 많이 들여다 본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신용리스크 점검에 회사채 등급보다 더많은 최신 정보를 반영한다는 것. 그 사례로 지난 26일 수요예측을 실시한 SK인천석유화학이 꼽히고 있다.

회사채 등급이 A+으로 LG상사보다 낮지만 3년 및 5년물 500억원과 800억원에 대해 각각 6200억원과 2400억원의 돈이 몰렸다. 5년물 경쟁률이 3대1로 LG상사와 대조된다.

한화테크윈이나 LG상사는 등급하향이 됐거나 등급하향 과정에 있고 또 제품과 영업의 큰 변동성이 등급보다 먼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SK인천석화는 SK그룹계열사로서 그룹과 거래관계가 밀접한 에너지회사라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자산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과거 공급물량이 많을 때는 회사채 등급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돈이 많아 수요자(투자자)들이 공급물량을 찾아나서고 물건을 좀 더 자세히 보게 되는 적극성과 공격성을 가지다 보니 회사채 등급을 앞서게 되고 등급과는 다른 반응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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