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광연 기자] 국내 ICT 수출이 11개월째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전체 수출에서 ICT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국가 경쟁력 자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대기업 및 주요 품목 편중 현상 해소와 새로운 수출 동력이 될 중견중소 기업 육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8월 ICT 수출액이 141억3000만 달러를 기록, 전년동기 대비 2.1% 감소했다고 12일 밝혔다.
품목별로는 반도체(55억9000만 달러)와 컴퓨터 및 주변기기(6억3000만 달러)는 각각 2.5%, 22.7% 증가했지만 디스플레이(25억4000억 달러)와 휴대폰(19억8000만 달러)은 중국 기업과의 경쟁 심화에 따른 영향으로 6.8%와 18.1%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신흥시장인 베트남에서 31.1% 늘어난 15억 달러를 수출했지만 가장 큰 시장인 중국(홍콩포함, 75억5000억 달러)에서 3.7% 감소, 고전을 면치 못했고 미국(14억8000만 달러) 역시 5.2% 줄었다.
문제는 ICT 수출 규모가 11개월째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160억3000만 달러를 기록, 전년동기 대비 1.6% 감소를 기록한 ICT 수출은 올 8월까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는 중이다. 특히 이 기간 중 지난해 12월(-14.7%)과 올 1월(-17.8%), 2월(-10%), 4월(-14.3%) 등 4차례나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여 심각성을 더했다.
국내 전체 산업 수출에서 ICT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심각성은 더욱 크다. 지난해 ICT 수출은 1728억3000만 달러로 전체 수출 5267억6000만 달러의 30.5%다. 올해 상반기 역시 전체 수출(2415억9000만 달러) 대비 ICT 수출(763억8000만 달러) 비중은 31.6%에 달한다. ICT 수출 감소가 전체 수출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ICT 수출 부진의 가장 큰 이유로는 일부 주요품목과 대기업 편중이 너무 높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ICT 수출 중 삼성, LG, SK 등 3대 대기업의 비중은 47%에 달하며 차지하고 있으며 반도체·디스플레이·휴대폰 등 하드웨어(HW) 비중이 78%에 이를 정도로 편중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래부는 기존의 ‘K-ICT 전략’을 보다 강화하고 중소중견 ICT 기업들의 육성을 목표로 하는 ‘민관합동 K-ICT 수출지원반’을 매월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관계 부처와 원활히 협력해 수출지원 정책의 시너지도 높인다는 계획이지만 중장기적 정책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경기침체의 장기화와 중국 등 신흥 국가의 도전에 대응하는 단기적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8월 ICT 수입은 전년대비 0.1% 감소한 75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ICT 무역수지는 전체 무역수지 53억 달러 흑자보다 많은 65억9000만 달러 흑자를 달성했다.
[뉴스핌 Newspim] 정광연 기자(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