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3분기 들어 애플이 20%에 이르는 상승 랠리를 연출하자 월가의 펀드매니저들이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아이폰 판매 부진과 연이은 분기 실적 저하에 약 300개에 이르는 펀드 업체들이 6월 이후 애플의 지분을 전량 처분했기 때문이다.
아이폰7 <사진=애플 홈페이지> |
증시 전반의 ‘리스크-오프’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애플이 예기치 않은 상승 모멘텀을 보이자 펀드매니저들은 허를 찔렸다는 표정이다.
15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3분기 들어 약 20%에 이르는 상승 기록을 세웠다. 지난 14일 장중 103달러 선을 밟으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애플은 15일 장 후반 3% 내외의 강세를 나타냈다.
뿐만 아니라 S&P500 지수 대비 애플의 상대적인 강세는 4년래 최고치로 파악됐다.
애플의 주가가 급반전을 이룬 것은 아이폰7의 사전 판매 실적이 강한 호조를 이룬 것으로 나타난 데 따른 결과다.
펀드매니저들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6월 이후 295개에 달하는 펀드가 애플 보유 물량을 전량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서클 스퀘어드 얼터너티브 인베스트먼트의 제프리 시카 대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월가 전반에 걸쳐 펀드매니저들이 애플에 대해 지나치게 보수적인 전략을 취한 데 대해 후회 막급”이라며 “애플의 혁신이 한계를 맞았다는 판단으로 수많은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섰다가 결과적으로 커다란 수익률 기회를 놓친 셈”이라고 말했다.
애플의 올해 매출액 증가폭이 후퇴, 13년 연속 매출 신장 기록이 종료를 맞을 움직임을 보이면서 펀드매니저들은 공격적인 ‘팔자’에 나섰다.
오메가 어드바이저스와 랜스다운 파트너스 등이 지난 2분기 애플 지분을 모두 처분한 펀드 업체 중 하나다.
펀드매니저들은 애플에 대한 비관론이 빗나갔고, 2014년 상황이 재연되고 있다는 데 입을 모았다. 당시에도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 애플의 전성기가 종료되고 있다는 의견이 번지면서 ‘팔자’가 쇄도했지만 애플 주가는 38% 치솟으며 S&P500 지수를 역대 2위의 기록적인 격차로 앞질렀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