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주식부터 채권, 통화까지 러시아 금융자산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재기의 가능성이 보이지 않던 러시아 주식과 채권이 강한 랠리를 연출한 결과다.
금융자산 가격이 크게 떨어진 가운데 국제 유가가 랠리를 연출하면서 커다란 반전을 이룬 것으로 해석된다.
루블 <출처=블룸버그> |
19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MSCI 러시아 지수는 연초 이후 총 수익률 기준으로 26.3%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증시는 정치권 개혁에 대한 기대로 훈풍을 냈던 브라질 증시를 제외하고 나머지 이머징마켓을 일제히 앞질렀다.
연초 이후 러시아 증시의 수익률은 MSCI 이머징마켓 지수의 상승률인 14%를 두 배 가까이 뛰어 넘은 수치다.
채권시장도 마찬가지다. 두 자릿수를 넘었던 러시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최근 8%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초 수익률이 14%를 웃돌았던 점을 감안할 때 채권 시장이 현격한 반전을 이룬 셈이다.
러시아의 루블화 역시 달러화에 대해 탄탄한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러시아 금융자산의 상승 탄력은 유가 강세와 무관하지 않다. 브렌트유가 연초 이후 25% 이상 뛰는 등 유가가 뚜렷한 턴어라운드를 이루면서 투자 자금이 러시아로 몰렸다.
폴 맥나마라 GAM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국제 유가가 상승 추이를 지속하는 한편 추가적인 재정 및 통화 긴축이 단행되지 않는다면 러시아 경제가 성장 모멘텀을 보일 것”이라며 “러시아 금융자산이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브라이언 카터 BNP 파리바 이머징마켓 채권 헤드는 “러시아 경제가 강한 회복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투자 판단을 내릴 때 원자재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러시아의 자본 효율성이 주요국 가운데 하위권에 속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단위 생산에 투입되는 자본의 규모가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얘기다.
러시아의 자본 계수는 지난 2010년 기준 4.99로, 국제 평균치인 3.0을 크게 넘어섰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