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일본과 유럽을 중심으로 중앙은행들의 채권 매입 기류 변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미 국채 시장에서 외국인들의 지속적인 팔자세가 나타나 우려를 키우고 있다.
19일(현지시각) 린지그룹 피터 부크바 애널리스트는 CNBC뉴스와 인터뷰에서 미 국채 최대 투자자인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장 필요한 시점에 미 국채에서 오히려 등을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월가 트레이더들 <출처=블룸버그> |
미국 국채시장 최대 투자자들인 외국인들은 4개월 연속 매도를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 7월 131억달러를 정리하면서 연초 대비 매도 총액은 1560억달러로 늘었다.
이는 지난해 총 순매도 금액인 200억달러를 가뿐히 넘어서는 수준으로, 그보다 앞선 4년 동안 외인들이 1조달러 가까이 미국채를 매입한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현재 미국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이며 이제 채권 수익률은 본격 상승세를 준비하고 있다. 통상 금리가 오르고 가격이 낮아지면 투자자금이 유입돼야 정상이지만 지금처럼 가파른 속도로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란 지적이다.
매도세는 해외 중앙은행들이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최대 투자국인 중국은 6월에 280억달러를 팔아 치운 뒤 7월에도 210억달러를 매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크바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국채시장에 취약성이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중앙은행들의 무분별한 매입으로 커졌던 채권시장 거품이 빠지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유럽과 일본에서 금리를 마이너스로 운용하면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미국으로 투자금이 몰렸었는데 이들 통화정책 기조가 뒤집힐 조짐을 보이고 있어 미국 채권시장이 직격타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앞서 매입 대상 채권이 소진되고 있다고 밝히는 한편 지난번 회의에서 양적완화(QE) 프로그램 연장에 대한 분명한 신호를 주지 않아 시장 실망감을 초래한 바 있다.
더 큰 시장 변수는 일본으로, 오는 21일 회의에서 일본은행(BOJ)은 장기채 매입 중단을 선언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 경우 장기채 수익률이 올라 수익률 커브는 가팔라질 수 있고 투자자들은 미 국채 투매에 나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크바는 미국 역시도 오는 12월경에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고 11월 대선 이후 정권이 바뀌면 내년에 재정 지출도 늘어 채권 발행은 더 늘어날 수 있어 수익률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