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기업의 실적이 3분기 턴어라운드를 이룰 것이라는 월가 애널리스트의 기대가 한풀 꺾였다.
3분기에도 기업 이익이 감소, 6분기 연속 하강 기류를 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경우 미국 기업 실적은 금융위기가 촉발됐던 2008년 이후 최장기 감소 추이를 기록할 전망이다.
엑손 모빌 <출처=AP/뉴시스> |
26일(현지시각) 시장 조사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는 S&P500 기업의 이익이 3분기 감소할 것이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가뜩이나 밸류에이션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3분기 수익성 반전에 대한 기대가 현실화되지 않을 경우 주가 충격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다.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월가의 애널리스트는 3분기 기업 이익이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최근 조사에서 시장 전문가들은 6~9월 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2.3%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 수익성 저하의 주요인으로 꼽혔던 달러화 약세와 국제 유가 하락에 제동이 걸렸지만 월가의 실적 전망은 오히려 악화된 셈이다.
16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는 올들어 4% 떨어졌다. 지난해 8.6% 상승한 것과 커다란 대조를 이루는 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국제 유가는 올들어 20%에 달하는 랠리를 연출했다. 2년 전 고점에 비해 유가가 여전히 반토막 수준이지만 폭락에 브레이크가 걸렸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하지만 미국 기업의 이익 침체는 3분기에도 여전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에너지 섹터를 중심으로 개벌 기업들이 이익 전망치를 낮춰 잡고 있다. 엑손 모빌은 지난주 3분기 이익을 주당 66센트로 제시했다. 이는 앞서 예상했던 주당 80센트에서 상당폭 하향 조정한 것이다.
이 밖에도 화학 소재 업체 듀폰부터 자동차 업체 포드까지 주요 기업들이 일제히 3분기 이익 전망을 떨어뜨렸다. 상황은 필수 소비재 섹터도 마찬가지다.
팩트셋에 따르면 3분기 에너지 섹터의 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66% 급감, 또 한 차례 커다란 충격을 연출할 전망이다. 이 경우 에너지 기업들의 이익은 8분기 연속 감소하게 된다. 국제 유가가 크게 안정을 찾았지만 관련 업체들의 이익을 개선시키는 데는 역부족이다.
다만, S&P500 기업들의 매출액은 2014년 말 이후 처음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필수 소비재 섹터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에 비해 8.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지수를 구성하는 11개 섹터 가운데 9섹터의 매출액이 증가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기업 이익 전망 하향 조정에도 뉴욕증시는 흔들리지 않는 상승 추세를 연출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초저금리가 유지된 데 따른 영향이 컸다.
이달 회의에서 연준이 온건한 통화정책 기조를 내비쳤지만 3분기 기업 이익의 턴어라운드 기대가 꺾인 가운데 밸류에이션 부담을 외면한 주가 상승이 지속될 것인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BMO 프라이빗 뱅크의 잭 애블린 최고투자책임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펀더멘털을 무시한 채 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정책에 기대 주가가 오른 것은 분명 커다란 문제”라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