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미국 대선의 최대 분수령이 될 텔레비전(TV) 토론회를 앞두고 시장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번 토론회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바짝 좁혀진 가운데 열리는 데다, 둘 다 장단점이 명확히 엇갈려 흥미로운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AP/뉴시스> |
27일 미국 경제방송 CNBC는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보호무역주의 등 리스크가 예상되는 반면, 클린턴 후보가 당선되면 경제 정책의 불확실성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시장에서 더 많은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BMO프라이빗뱅크의 잭 애블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트럼프는 (미국 사회의) 유리를 깨고 싶어하는 아웃사이더로서 캠페인을 이끌고 있다"며 "그가 대통령이 될 경우 신문에 헤드라인이 계속 쏟아지면서 적지 않은 리스크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클린턴의 경우 철저한 인사이더로서 트럼프와 대척점을 이루고 있다"며 "클린턴은 기존 정책을 상당 부분 유지할 것이기 때문에 시장 불확실성을 제거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후보의 감세 정책이 주식시장에 더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으나, 잭 애블린은 트럼프가 토론회에서 승기를 잡을 경우 시장에서는 브렉시트가 결정됐을 때와 비슷한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가 우세해지면) 시장에선 브렉시트 당시처럼 급격히 하락했다가 다시 투자자들이 이성을 되찾으면서 반등하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아트 호간 분더리치증권 수석 시장 전략가는 시장에서 이번 토론회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순간 대선 향방이 전환점을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지지율 격차가 아주 협소하지만, (토론회의) 특정 시점에서는 분명 변화가 생길 것"이라며 "토론회 이후에도 지지율에 큰 차이가 없다면 불확실성을 기피하는 시장에는 부정적 징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은 한 후보의 승리가 명확해지길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략가들은 토론회에서 당락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칠 요소는 실질적인 정책보다는 각 후보의 이미지나 태도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BK자산운용의 보리스 슐로스버그 매니징 디렉터는 "토론회에서 대중의 호응을 받을 후보는 정책에 대해 지적인 토론을 하는 후보가 아니라 '글래디에이터' 역할을 잘 수행할 만한 강력한 후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승리나 패배는 '강력함'에 달려 있다"며 "난 두 후보가 말 그대로 치고 박고 싸울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어느 한 쪽이 강한 일격을 가한다면 달러 가치도 같이 랠리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두 후보 모두 어느 정도는 (이미지 등에)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