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지난해 징병검사에서 8258명이 면제 판정을 받았음에도 현역병 8088명이 '군 복무 적응 실패자'로 분류돼 심리치료 등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병무청이 현역판정율을 억지로 유지하고 있는 것에 따른 부작용이라는 지적이다.
30일 병무청이 정의당 김종대 의원(비례대표·국방위)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징병검사 수검인원 35만828명 중 2.4%에 해당하는 8258명이 제2국민역과 병역면제 처분을 받았다.
'군복무 실패'로 분류된 현역병은 8088명으로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4461명이 '부적응'으로 그린캠프·힐링캠프에 입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4461명 중 3371명은 복무부적응자 및 자살우려자를 대상으로 2주간 심리치료·정신적치료 등을 진행하는 군단급 '그린캠프'에 입소했다. 남은 1045명은 그린캠프 인원제한 등으로 사단급에서 운영하는 유사 프로그램인 '힐링캠프'를 수료했다.
현역복무부적합 심사제도를 통해서는 현역병 3570명이 병역을 면제 받았다. 현역복무부적합 심사제도는 사고 위험군 현역병의 '적시적인 전역조치'를 위한 제도로 정신질환 증상자·군복무 부적응자·군복무 곤란 질환자를 현역복무부적합자로 판정해 전역시키는 제도다.
극단적인 선택인 자살을 통해 목숨을 끊은 현역병도 57명에 달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에만 8000명이 넘는 수많은 젊은이가 현역 복무 수행하기 부적합한데도 병무청에 의해 억지로 현역판정을 받아 복무 부적응에 시달렸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무청은 군 소요대로 인력만 공급하는 '인력사무소'를 자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병무청도 문제지만 이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군이 5년 평균 88.9%라는 비현실적인 '현역 판정율'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병무청 관계자는 "각 군의 소요에 100% 근접하게 현역병을 모집하는 것이 병무청의 업무"라며 "2016년 8월31일을 기준으로 현역병 입영실적이 100.3%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