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유리 기자] 삼성SDS가 해외법인의 IT서비스와 물류사업을 분리한다. 각 사업부의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결정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물류부문 인적분할을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향후 원활한 인적분할을 위해선 종속법인의 사업별 분리가 우선돼야하기 때문이다.
30일 삼성SDS는 미국법인의 IT 서비스 사업을 분리한다고 공시했다. 삼성SDS IT 서비스 미국법인을 새로 설립하고, IT 사업을 떼주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삼성SDS 미국법인은 물류사업을 맡게 된다.
양도가액은 964억원이며, 신규 법인은 IT서비스 사업 부문의 자산, 부채 및 사업 관련 권리·의무 일체를 넘겨받게 된다.
<CI=삼성SDS> |
사업을 분리한 이유로는 각 부문의 전문성 강화와 경영 효율성 제고를 들었다.
삼성SDS 관계자는 "해외법인들은 당초 IT서비스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물류사업 비중이 점차 커졌다"면서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사업 분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미국법인뿐 아니라 다른 해외법인에서도 사업 분리를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SDS는 현재 미주에 9개, 구주에 10개, 아시아에 14개 등 총 33개의 해외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삼성SDS가 물류사업을 인적분할하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풀이된다. 인적분할은 분할회사(기존 회사) 주주들이 지분율대로 신설 법인의 주식을 나눠 갖는 기업 분할 방식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자회사를 사업별로 정리해야 인적분할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다"며 "해외법인의 사업을 분리한 것은 인적분할을 진행하기 위한 준비작업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선 인적분할로 각 사업의 성장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류사업은 삼성그룹 내 계열사 밖으로 시장을 넓히고, IT서비스는 스마트홈, 헬스케어 등 신규 사업에 집중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IT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선 삼성SDS가 IT서비스 업체로 여겨졌기 때문에 캡티브 마켓(계열사간 내부 시장) 거래 밖으로 영역을 확장하는데 한계가 있었다"면서 "인적분할로 물류부문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IT서비스는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신기술 중심으로 키워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삼성SDS는 "외부기관의 자문 등을 통해 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고 답변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