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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된 중국 영화시장... '인수합병' 신트렌드로 부상

기사등록 : 2016-10-05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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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영화시장 인수합병 증가...완다, 알리바바 등 주도
중국 영화산업 침체 심화...인수합병 불가피한 선택 될 전망

[뉴스핌=배상희 기자] 중국 영화 시장에서 '인수합병(M&A)' 움직임이 거세다. 최근 급격한 침체기를 맞은 영화 시장에서 기업간 '합종연횡' 전략이 경쟁력 확보를 위한 새로운 트랜드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영화 업계 관계자들은 기업간 인수합병은 중국 영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아울러 지난 10년간 중국 영화산업의 발전을 이끈 중국인들의 영화에 대한 열기가 지속적으로 줄어들 경우, 이 같은 인수합병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완다시네마 <사진=바이두(百度)>

'몸집불리기'로 영화시장 침체기 돌파 시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4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중국 비디오게임업체 퍼펙트월드(完美世界∙완베이스제)는 지날 달 중국 안테우스그룹(今典集團∙진뎬그룹) 산하 영화체인을 2억 달러(약 2227억4000만원)에 사들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퍼펙트월드는 대형 극장 체인 구축을 위한 첫 단계로 안테우스그룹이 운영하는 217개 영화관을 인수할 계획이다.

로버트 샤오 퍼펙트월드 대표는 “합병은 영화 업계에서 불가피한 현상이 됐다”면서 “퍼펙트월드가 영화 시장에서 생존한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로 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중국 영화시장 최대 점유율을 자랑하는 완다시네마는 최근 수차례 인수합병을 성사시키며, 할리우드 시장으로까지 발을 넓히고 있다. 지난 2012년 미국 극장업계 2위인 AMC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억5000만 달러를 들여 중국 상하이 소재 스마오(世茂)부동산에 의해 운영되는 18개 극장 체인을 사들였다. 

올해 들어 완다시네마의 영화 사업 확장 움직임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올해 1월과 7월에는 미국 할리우드 중견 영화 제작사인 레전더리픽처스와 유럽 최대 극장체인 오디언 엔드 UIC 시네마를 사들였다. 이어 3월에는 미국 4위 영화관 체인인 카마이크(Carmike) 시네마 인수 계획도 밝혔다. 

완다시네마 측은 향후 극장 체인 인수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다만, 쩡마오쥔(曾茂軍) 완다시네마 사장은 지난 8월 "회사가 여전히 적합한 인수 목표기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완다시네마는 향후 6년 안에 150개의 새로운 아이맥스 상영관 신설 계획도 밝힌 상태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산하의 극장체인 알리바바픽처스의 영화사업 확장 움직임도 주목된다. 지난 5월 1억5200만 달러를 투자해 중국 광둥(廣東) 소재의 영화관 체인업체 다디극장(大地影院)의 지분 4.76%를 인수한 데 이어, 8월에는 항저우(杭州) 소재의 영화관 체인업체인 항저우싱지(杭州星際)의 지분 80%를 1520만 달러에 사들였다.

양레이레이(楊磊磊) 알리바바 픽처스 부사장은 “알리바바 픽처스는 앞으로 영화산업과 새로운 영화시장 구축을 위한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면서 “현재 몇몇 해안 도시 소재의 영화 업체와 투자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사라진 세계 최대 영화시장의 꿈...'합종연횡' 더욱 거세질 것

중국 영화시장이 심각한 침체기를 맞이하면서, 내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영화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사라지고 있다.

중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중국 10대 영화관 체인의 박스오피스 수익 규모는 지난 2012년 72.2%에서 지난해 65.8%로 줄었다. 또 올해 1~8월 중국의 티켓 매출은 327억 위안을 기록, 전년동기대비 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증가폭(30%)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문제는 중국 영화 체인이 미국과 달리 수십개의 기업에 우후죽순 분산돼 있고, 그 중에서도 몇몇 대형 영화체인이 대부분의 영화 상영관을 점유하고 있다는 데 있다. 현재 중국 영화시장은 48개 체인과 3만1600개 스크린 등으로 분산돼 있다. 단 4개 영화 체인이 주도하고 있는 미국 영화시장과 비교해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완다시네마(14%)와 중잉싱메이(中影星美∙8.7%), 광둥다디(廣東大地∙8.0%), 상하이롄허(上海聯和∙7.2%) 중잉난팡(中影南方∙6.8%) 등 중국 톱5 영화 체인이 중국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과거 중국 영화시장은 중앙정부가 국영 기업인 중국전영유한공사(중궈뎬잉∙中國電影)을 통해 관리해왔다. 하지만, 개혁개방 움직임과 함께 약 15년전부터 지방정부에 개방됐고, 이후 지역마다 여러 영화 체인이 구축되면서 경쟁이 과열되기 시작했다. 아울러 지난 10년간 중국인들 사이에서 영화 붐이 일면서 영화사업에 대한 투자가 급증, 급속한 영화산업 발전과 함께 경쟁국면을 조성하게 됐다.

이와 함께 중국 영화관 체인들의 할인 혜택 축소, 업계 활력 부진, 인기영화 부족 등도 영화시장 침체의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 영화시장의 불경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업계에서 '합병'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조류로 인식되고 있다.

왕정 에버브라이트증권 미디어 분야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런 침체 국면은 또 다른 인수합병을 부추기고 소규모 기업들이 극장 체인을 매각하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베이징에서 35개의 상영관을 운영하고 있는 보나인터내셔널은 향후 중국 영화시장이 이 같은 M&A를 통해 몇몇 소수 대형 기업체 구조로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황 웨이 보나인터네셔널 총책임자는 "이 같은 합병 움직임은 서비스의 표준화를 만들고, 낮은 수준의 경쟁을 줄이게 될 것"이라면서 "합병은 중국 영화산업의 도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배상희 기자(b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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