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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 없애자 중국인 영화관 발길 주춤"

기사등록 : 2016-07-20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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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영화관 매출 증가세 5년 만에 최저
온라인 티켓 값 2달러에서 7달러로 '훌쩍'

[뉴스핌= 이홍규 기자] 중국의 박스 오피스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업계의 할인 정책 변경과 경기 둔화가 성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블룸버그통신>

19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 통계를 인용, 지난 상반기 중국 영화관 매출이 1년 전보다 20% 증가한 37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두 자릿수의 빠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이는 5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세다. 같은 기간 미국 영화관 매출은 55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그동안 중국의 박스 오피스 시장은 급격한 성장세를 이뤘다. 지난해 중국의 영화관 매출은 50% 증가했다. 특히 지난 2월에는 춘절 효과에 힘입어 한 달에만 매출액이 10억달러를 기록해 북미 지역 매출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온라인 티켓 할인 제도가 중국에서 자취를 감추면서 매출 증가세가 둔화하기 시작했다.

◆ 온라인 영화표 값 2.5배 급등

지난해까지 중국의 주요 영화관 업체들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전폭적인 할인 정책을 내놨다. 온라인에서 2달러(약 2300원) 이하의 영화표를 보는 건 흔한 일이었다. 심지어는 이보다 더 낮은 가격에 판매되기도 했다. 2014년 중국에서 개봉한 영화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의 온라인 영화표 가격은 2달러였다.

하지만 올해부터 업체들은 보조금을 축소, 표값을 7달러(약 8000원) 이상으로 인상했다. 바이두의 소셜커머스 회사인 눠미(糯米)의 융밍슈 매니저는 "보조금(할인) 축제는 끝났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익숙했던 소비자들이 영화관 방문을 멈추고 있다. 중국 장시성에서 영화관 8곳을 운영 중인 루샤오칭 씨는 "사람들이 티켓 값은 1.5달러(약 1700원)를 넘으면 안된다는 인식에 익숙해져 있다"면서 "할인이 사라지자 사람들은 더 이상 오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 영화관 밖에서 기다리는 부모들

경기 둔화도 매출에 영향을 줬다. 최근 업체들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주로 저개발 지역에 영화관을 지었다. 하지만 경기가 둔화하고 지역 소득이 줄자 영화 소비도 급감했다. 영화관 운영자인 루씨는 "돈을 아끼기 위해 아이들의 표값만 지불하고 밖에서 기다리는 부모들을 보는 건 흔한 일"이라고 말했다.

중국 영화 업계는 올해 매출 90억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가격은 올랐지만 높은 퀄리티로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일부 관계자들은 이 같은 목표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 보조금 영향을 무시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콘텐츠 경쟁력도 확신할 수 없다.

리서치업체 패닝크의 제임스 리 창립자는 "많은 중국 영화 제작사들은 영화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고 판매해야 하는지 감이 부족하다"면서 "이는 산업에 많은 불확실성을 더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질 높은 영화가 다음 성장을 이끌 주요인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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