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올해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중국이 사상 처음으로 미국을 제쳤다.
위안화 추가 하락을 우려한 중국 기업 경영자들이 해외 투자에 열을 올린 데다 국내 성장률 저하로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빚은 결과로 해석된다.
위안화 <사진=블룸버그> |
5일(현지시각) 컨설팅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1~9월 중국 기업의 M&A 총액이 1739억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68%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기업의 M&A는 총 601건으로, 1~9월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41건에서 대폭 늘어난 실적이다.
올해 중국 기업의 해외 M&A 가운데 켐차이나의 신젠타 인수가 467억달러 규모로, 금액 기준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총 42건, 358억달러 규모의 해외 M&A가 좌절됐고, 이 역시 최고치 기록에 해당한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해외 기업 M&A에서 매년 1위를 차지했으나 올들어 3분기 말을 기준으로 중국에 밀렸다.
하지만 국내외 감독과 규제로 인해 중국 기업의 해외 M&A 가운데 종료되지 않은 부분이 적지 않아 연말까지 중국이 선두를 유지할 것인지는 지켜 볼 문제다.
IT 섹터의 해외 M&A 가운데 종료되지 않은 거래가 총 10건으로, 금액 기준으로 101억달러에 이른다.
케이스 포그슨 언스트앤영(EY) 아시아 태평양 금융 서비스 부문 파트너는 CNBC와 인터뷰에서 “각국의 보호주의 움직임이 외국 기업의 M&A 규제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은 미국부터 호주까지 다양한 국가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의 전반적인 하강 기류로 인해 국가간 정치적 마찰이 증가하고 있고, 이 역시 기업 해외 M&A를 가로막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이유로 중국 IT 기업인 유니스플렌더는 웨스턴 디지털을 38억달러에 인수하려고 나섰다가 계획을 접었다. 중국 리소시스 앤 화 캐피탈 역시 미국 칩 생산업체 페어차일드 세미컨덕터에 25억달러 규모의 인수 제안을 냈으나 좌절됐다.
한편 이와 별도로 중국 기업의 해외 M&A가 급증한 데 따라 투자은행(IB) 업계의 매출이 대폭 늘어났다.
딜로직에 따르면 1~9월 중국 IB 업계의 매출액은 6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 늘어난 동시에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