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중국 위안화 약세가 투자자들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사이 서서히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브렉시트보다 세계 경제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5일(현지시각) 미국 투자매체 마켓워치는 중국 정부가 위안화 약세로 경기 부양을 도모하는 한편 막대한 부채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소극적이라는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분석을 인용, 보도했다.
◆ 위안, 1년새 7개 주요통화 대비 7% 절하
최근 5년간 달러/위안 역내환율 추이 <사진=블룸버그통신> |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마이클 아론 수석 투자 전략가는 이날 투자 노트에서 전세계 매체들이 브렉시트, 리우 올림픽, 미국 대선에 집중해 있을 동안 중국 정부가 서서히 위안화 약세를 감행해 왔다고 진단했다.
브렉시트가 가결된 지난 6월 23일 중국 정부는 달러대비 위안화 가치를 1% 절하시켰고, 이는 시장에 아무런 패닉을 주지 않았다. 작년 8월 11월 인민은행이 일일 최대 폭의 위안화 절하를 감행해 글로벌 금융시장을 충격에 빠트린 것과 상반된다.
아론 전략가는 이를 두고 "투자자들이 다른 데 정신이 팔려 위안화 절하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서일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 12개월 동안 역외 환율시장에서 달러대비 4% 하락했다. 무역 가중치 기준으로 계산하면 위안화는 지난 한 해 동안 다른 7개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7%나 절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 "위안 평가절하, 부채 해결 미루는 요인돼"
중국 정부는 위안화 약세를 통해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 경기부양을 도모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를 통해 중국의 만성적인 부채 문제 해결이 자꾸 미뤄진다는 게 아론의 분석이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160%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발행된 신규 채권의 44%는 기존에 있던 부채를 갚는 데 활용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기업 부채 디폴트로 발생할 잠재적인 손실이 GDP의 7%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외국계 컨설팅기업인 맥킨지앤컴퍼니는 중국이 현재 부채 수준을 축소시키지 않고 유지한다면 이 비율이 2019년에 15%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밖에도 중국 정부는 자본 유출을 교묘하게 감추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작년 10월 이후 중국 본토에서 홍콩 역외시장으로 빠져나간 자금이 1700달러에 이른다. 이는 인민은행이 추산한 수치보다 50% 많다.
노무라홀딩스는 중국이 자금 유출 사실을 감추기 위해 미국령 사모아와 같은 조세회피처에서의 수입 송장 금액을 부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론은 "중국의 코코넛 오일 수입량이 700% 넘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만약 자금 유출 목적이 아니라면 중국이 사모아에서 수입하는 액수가 천문학적으로 증가하는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하겠는가"고 반문했다.
이어 "중국 정부의 위안화 절하 사실이 만천하에 공개되고 신문의 1면을 장식하게 된다면, 그 때는 중국의 정책 실패로 인한 쇼크가 또다시 글로벌 금융시장에 덮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